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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다운' ELS> ②증권사 '강추 상품'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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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에 눈 멀어 판매 경쟁…자금 쏠림 되풀이

'국민 재테크' 상품이 된 주가연계증권(ELS)의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며 금융사의 경쟁적인 상품 출시와 무분별한 판매 행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ELS를 앞다퉈 찍어내며 유사한 상품을 매주 수십종씩 쏟아냈고, 이 과정에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등 일부지수에 대한 쏠림 현상이 빚어졌다.

쏠림 현상은 최근 중국 및 홍콩 증시 폭락 과정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 공포를낳은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고객 수익률이나 안정성보다 판매 수수료 등에 몰두해온 금융사의 무책임한 관행에서 근본 원인을 찾기도 한다.

◇ ELS 시장 경쟁 심화…H지수 쏠림으로 이어져 최근 몇년간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ELS를 웬만해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포장해 대대적인 홍보와 판매에 나섰다.

초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은 국내외 주가지수가 반토막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은행금리+α'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대거 몰렸다.

증권사와 은행도 높은 판매 수수료를 벌 수 있는 ELS를 쏠쏠한 수익원으로 삼아창구에서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수단이라면서 판매에 열을 올렸다.

금융권의 ELS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가속화됐다.

언젠가부터 국내 증권사들은 변동성이 높은 H지수를 ELS의 기초자산으로 앞다퉈편입했다. 더 높은 수익률을 고객에게 제시해야 했기 때문이다.

H지수는 최근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대신 이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할 경우 경쟁사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다.

이 결과 지난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규모는 총 46조3천36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ELS 발행 규모(76조9천499억원)의 60%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수가 40~50%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던 창구 직원들의 말이 무색하게도 H지수는 최근 8,000선 아래로 추락하며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나버렸고, 2조원 규모의 ELS가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했다.

기초자산이 H지수 위주로 짜여진 데 대해서는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리스크가 ELS 시장 전체로 번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S 상품 자체는 주식과 채권 시장 중간의 투자를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음에도, 쏠림 현상으로 전체 시장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 브라질채권·중국 펀드 '악몽' 재연되나 더 넓게 보면 ELS로의 자금 쏠림 자체도 문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ELS 사태에서 외환위기 직후의 바이코리아 펀드, 2007년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 최근 브라질 국채 등 '악몽'을 떠올리는 이유다.

일단 '인기 상품', '추천 상품'으로 떠오르면 금융사와 투자자가 앞다퉈 해당상품에만 몰리는 구조가 반복적으로 시장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코리아 펀드는 출시된 지 보름도 안돼 1조원을 흡수하는 등 가계 자금을 싹쓸이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00년 말 닷컴거품이 꺼지면서 수익률이급락하자 펀드 자금이 6개월여 만에 20조원 이상 이탈하면서 시장에 대혼란을 불러왔다.

인사이트 펀드 역시 상품 가입을 위해 줄을 서고 가입액 제한이 설정되는 등 이례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면서 두 달 만에 5조원을 끌어모았으나, 출시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쳐 '골칫덩이'로 전락한 바 있다.

최근 브라질 국채의 손실은 현재진행형이다.

브라질 국채는 고금리와 비과세 혜택 등을 앞세워 2011~2012년 고액 자산가들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며 헤알화 가치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짐에 따라 평가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증권사가미는 상품은 피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금융사들이 수수료 등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상품의 잠재 위험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ELS 열풍만 해도 증권사 내부에서조차 '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형편이다.

한 중소형사 증권사 사장은 "ELS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며 "자본증가율이 너무 과한 측면이 있고, 쏠림 현상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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