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동부건설·쌍용양회 등…"경제에 악영향"
금융위기의 덫에 걸려 부실에 빠진 동부와 현대, 동양 등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이 추진 중이던 구조조정과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부실기업의 정상화와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한국 경제 전반의 체질이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권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003450]의 매각이 불발되면서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지연될 전망이다.
현대증권 매각은 현대그룹이 지난 2013년 말 발표한 3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중 마지막 핵심 절차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 불발에 따른 차질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주식담보대출 2천억원의 만기를 현대증권 매각 종료 시점까지 연장해주는 지원 방안을 내놨다.
또 그룹의 경영 위기 탓에 매물로 전락한 현대증권의 장기 영업 악화도 불가피해졌다.
현대증권 노동조합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되면 모기업인 현대상선의위험도가 전이될 수 있다"며 "그룹 내 위험 전이로 현대증권의 도·소매 영업력이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재매각 여부가 안갯속에 빠졌다는 점이다. 산업은행 측은 "대우증권 매각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께나 현대증권의 재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현대그룹과 현대증권은 장기간 불확실성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또 동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건설[005960]의 매각작업도삐걱거리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단독 참여한 현대백화점그룹과 대주주인 사모펀드 KTB PE 간 가격 협상 난항으로 지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본입찰에서 제시한 인수가인 4천700억원을 고수하고 있으나,KTB PE는 인수가의 2배인 6천억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이려고 일부 지분(1천100억원 상당)을 추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수하는 방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옛 동부그룹 계열이던 동부건설도 본입찰을 27일로 애초 계획보다 1주일 늦췄다.
지난달 예비입찰에 참여한 중국계 건설사와 SM그룹이 인수전에서 빠진 데다 실사에 나선 1∼2곳 후보들의 본입찰 참여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매각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과도 맞물려 본입찰 자체가 내달로 연기될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딜에 관여한 한 인사는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KTB PE 등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실사가 지연되면서 본입찰 일정이 1주일 연기됐다"며 "동부익스프레스매각 등 변수에 따라 일정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멘트업계 1위 업체인 쌍용양회공업의 매각작업도 2대 주주의 변수로 순항 여부가 불투명하다.
채권단은 쌍용양회 주식 3천705만1792주(46.14%)를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공고하고 이달 29일까지 인수 의향서(LOI)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지분 32.36%를 보유한 2대 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법정대응을 벌이며 반발해 매각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동양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동양과 동양네트웍스는 절대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없어 자칫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경쟁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동양의 경우 채무를 전액 변제해 법정관리 조기 졸업을 앞두고 있으나, 법원이매각 방안 등을 확정하지 않아 새 주인 찾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다.
금융권의 고위 관계자는 "부실 대기업이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 계획 이행을 제때에 하지 않으면 정상화가 지연되고 결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digo@yna.co.kr,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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