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마감 상황 반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채권 시장을 짓눌러온 불확실성 요소는 당분간 더 남아있게 됐다.
그러나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으로 받아들여져 안도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채권값은 급등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연준이 기준금리 결정에 해외 상황을 모니터링했다는 점을 밝혔다"며 "이에 따라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및 금융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상보다 온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최근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했고,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신 연구원은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은 유효하지만 인상 횟수는 최대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며 "기존 예상보다 온건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도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을 60% 확률로 예상하지만 중국을 포함한 대외 불확실성이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되면서 연내 동결 가능성도 40%"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는 시장 예상보다 훨씬 더 느릴 것"이라고예상했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내년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경기회복 경로에 대한 자신감 후퇴를 의미한다"며 "연준의 결정으로 신흥국의 자본 이탈우려는 일시적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이벤트'이고 향후 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내 금리 인상이 개시되더라도 국내 채권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랐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인상해도 금융 시장이 이를 정책 불확실성의 해소로 받아들여 주식과 채권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채권은 그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미뤄진 투자가 유입될 수 있어 장기물 쪽에서 추가 강세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오래전부터 예고돼 시장이 내성을 형성했다"며 "한국과 중국은 경기 둔화 문제가 겹쳐 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효과도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 채권 금리 상승 리스크가 크게 낮아졌다"며 "채권 금리가 박스권에서 벗어나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여 채권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2.06∼2.1%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일보다 0.076%포인트 하락한 연 2.195%를 나타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635%로, 전날보다 0.048%포인트 급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또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안정되면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려 채권 금리가 추세적인 하락세(채권값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지난 6∼8월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 3조3천950억원을 순매도했다.
박종연 팀장은 "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고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며 "외환 시장이 안정되면 최근 S&P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맞물려 한은이 미국과 차별화된통화 정책을 펼 공간이 생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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