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5일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지난 2012년 9월 A에서A+로 상향한 지 3년 만의 등급 상향 조정이다.
등급 상향조정의 배경으로는 ▲ 견조한 성장전망 ▲ 양호한 재정여건 ▲ 우수한대외 건전성 등 세 가지를 들었다.
이로써 한국은 3대 국제 신평사 모두로부터 AA- 등급을 획득하게 됐다. 주요 20개국(G20) 중 3대 신평사 평균 AA- 등급 이상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사우디 등 8개국뿐이다.
이번 등급 상향조정의 함의는 본격적 선진 경제로의 위상 재정립과 한국을 바라보는 해외 경제주체의 시각 선회에서 찾을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외화채권 가산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효과가 가시화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가산금리가 10∼20bp(베이시스 포인트·1bp=0.01%포인트) 하락 시 연간 4천만∼8천만 달러(2015년 6월 말 총외채 4천200억 달러)의 이자비용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단기 증시 영향은 대체로 불분명했다. 2001년 이후 S&P 신용등급 상향조정 전후 코스피 등락률과 외국인 누적 순매수, 원/달러 환율 변화등을 살펴보면 일관된 특징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국가 신용등급은 다분히 국가 거시 건전성에 대한 평가 성격이 짙고,철저히 사후적 판단에 따른다는 점 때문에 미시환경과 경제주체의 사전적 기대가 중요한 주식시장의 생리와 맞지 않았던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시장의 단기성 호재로 인식하는 시각은 일정부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1년, 2002년, 2005년, 2012년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이후 업종별 퍼포먼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업종에서 호의적인 주가 영향이 관찰됐다. 상대적으로는 보험과 증권을 위시한 금융업종, 유통과 패션, 화장품 등의 내수 소비재강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이를 오롯이 등급 상향의 결과로 해석하긴 어렵다. 막연한 수혜주를 찾기보단 더욱 긴 호흡으로 큰 그림을 조망할 필요가 있다.
다만, 향후 글로벌 리스크에 대응해 국내증시 차별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분명히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등급 상향조정으로 여타 신흥국을 압도하는 거시 건전성을 공인받게 되었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상 시 충격을 완충하는 장치나 신흥시장(EM) 내 한국증시의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져있고동일 신용등급 국가 대비 시장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저평가 정도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이 바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더라도 그 파장은 지난 8월의 패닉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역사적 최하단 레벨까지 추락한 글로벌이머징마켓(GEM) 주식형 펀드 내 한국 비중 측면에선 경쟁국 비중 축소에 따른 반사이익의 여지가 많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국인 수급 방향 선회와 함께시장의 안도 랠리 추가 연장 가능성을 주목한다.
(작성자: 김용구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책임연구위원 ygno.1.kim@samsung.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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