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상장 폐지 우려도…거래소 "상장폐지 논할 단계 아냐"
"투자자도 책임이지만, 허위 공시를 한 것은 분명히 사기 아닌가요?", "상장 폐지만 안 당하기를 바라고 있네요."('내츄럴엔도텍투자 피해자 모임'에 올라온 글) '가짜 백수오' 파동을 일으킨 내츄럴엔도텍의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감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매일 하한가로 직행해 고점 대비 80%나 폭락했다. 주가는 지난달 16일장중 9만1천200원에서 8일 종가 기준 1만7천850원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최근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자 개미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내츄럴엔도텍의 퇴출 전망까지 거론되는 것은 코스닥에서 특정 상장사가시장 전체를 뒤흔들며 신뢰도 추락을 야기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상장 폐지 결정이 내려진 CNK인터내셔널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주가 조작 사건이 대표적이다.
외교통상부가 지난 2010년 CNK마이닝이 카메룬에서 매장량 4억1천600만 캐럿에달하는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CNK인터내셔널의 주가는 30배 넘게 폭등했다.
그러나 검찰이 CNK마이닝의 다이아몬드 개발사업은 과대 포장됐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CNK인터내셔널 주가는 폭락했다. 작년 7월 오덕균 당시 대표이사가 110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기소되면서 CNK인터내셔널 주식의 거래는 정지됐다.
법원이 지난 1월 'CNK인터내셔널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무죄를 판결하고 오대표의 상장사 신고·공시의무 위반 등에 대한 유죄 결정을 내렸으나 CNK인터내셔널은 결국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애꿎은 소액주주연합은 CNK인터내셔널의 상장 폐지 반대 집회에 나서고 서울남부지법에 상장폐지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앞서 지난 2008년 상장 폐지된 플래닛82도 코스닥시장 화제주에서 시장에 충격을 준 폭탄주로 전락했다.
한때 플래닛82는 2005년 말 첨단 이미지센서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개월 만에 27배 이상 치솟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 덕분에 시가총액이한때 1조원을 돌파해 200위 밖이던 시가총액 순위가 4위로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신기술 개발 소식이 대표와 직원이 짜고 친 허위 사실로밝혀져 시장에 충격을 줬다. 플래닛82는 검찰 조사 이후 상장 폐지의 길을 걸었다.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한 태양광 테마의 대표주자이던 네오세미테크는 상장 11개월 만인 2010년 10월 불명예 퇴출당했다.
증권가에서 네오세미테크는 회계와 감독 부실의 결정판으로 불린다. 지식경제부가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하고 재무제표상 부실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네오세미테크는 돌연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상상을 초월한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횡령설이 불거져 결국 퇴출됐다.
이 때문에 개미 투자자 7천명만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루보는 상장 폐지까지 되진 않았지만 2007년 '코스닥 판 제이유 사기 사건'으로불린 1천500억원대 주가 조작 사건에 이어 이듬해 경영진과 2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으로 끊이지 않는 잡음에 시달렸다.
주가 조작이나 허위 공시를 한 사실 자체만으로 상장 폐지로 직행하는 건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최종 부도 또는 은행거래정지, 법률규정에 의한 해산사유 발생,최근사업연도 말 자본전액잠식, 감사보고서 상 부적정·의견거절·범위제한 한정, 2년간 3회 분기·반기·사업보고서 미제출 등을 코스닥 시장 상장 폐지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내츄럴엔도텍의 상장 폐지를 논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주식 거래에 따른 환금성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거래 정지 조치를 할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가짜 백수오' 사태로 시가총액이 1조3천억원 넘게 증발하면서 개인 투자자의피해도 불어나고 있으나 당분간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내츄럴엔도텍 임직원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선행 매매 등불공정 거래를 확인하기 위한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원지검도 내츄럴엔도텍 등을 상대로 백수오의 생산·유통·판매와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의 혼입 과정 등을 수사하고 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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