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하락과 일부 차익 실현 매물도"
코스피 상승의 주역인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행진을 멈췄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29일 외국인의 '팔자' 전환은 환율 우려감과 차익 실현압력 때문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엔저의 공습이가속하면 외국인의 이탈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27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고선 전날 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전날과 이날 각각 15억원과 623억원으로, 크지 않다.
다만, 외국인 자금의 이탈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최근까지 외국인의 '사자 행진'은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을 이끈 일등 공신이기때문이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기관과 개인은 각각 6조4천7억원과 2조2천640억원 어치를순매도했으나 외국인은 7조7천75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코스피 상승 랠리가 본격화한 이달에만 무려 4조5천77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각각 3조4천135억원과 8천616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기관과 개인의 '팔자' 물량을 고스란히 외국인이 소화한 셈이다.
따라서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주식을 팔고 나가면 코스피의 2,200 돌파가 좌절될수 있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는 최근 외국인이 순매도 돌아선 것은 원·엔 재정 환율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 속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일부가 원·엔 환율 900원대 붕괴 소식이 전해지자 이탈했다는 것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전날 원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900원선아래로 내려가자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를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엔저가 심화하면 수출 기업의 실적이 불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15일 연속 이어지고 코스피에 대한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일부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팔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차익 실현에 따른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1천억원을 밑돌아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가 급등 구간을 벗어났지만, 상승 방향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코스피는 단기 조정을 거쳐 다음 달까지 2,2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제지표가 살아나면서 달러가 강해지면원·달러 환율도 오를 것으로 본다"며 "최근 장세는 쉬어가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강 부장은 "원·엔 환율이 900원을 밑돌고 일본의 대규모 양적 완화가 현실화하면 외국인 수급이 꼬여 주식 팔자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음 주까지 외국인매매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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