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세계 유동성 파티…"한국시장 통째로 사"초저금리에 개미도 '들썩'
14일 장중 코스피가 박스권의 상단인 2,100선마저 돌파한 원동력은 외국인투자자의 막강한 자금력이다.
외국인은 올해 국내 시장을 통째로 사며 코스피를 견인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장세에 증시를 떠난 개미(개인투자자)들도 봄기운이 완연한 여의도로 속속 복귀하며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계 자금이 몰려드는 데다 초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도 증가하고 있어 증시의 잠재 '실탄'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 외국인, 지난달 ƈ조9천억원 순매수'…작년 7월 이후 최대 유럽 등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세계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내증시로 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연초만 해도 그간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온 미국이 금리를 곧 인상할 것이란우려가 컸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등이 양적완화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전 세계의 자금이 빠른 속도로 시장에 풀리고 있다.
특히 흘러넘친 돈은 다른 신흥국보다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낮고, 정부 정책모멘텀이 있는 한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2조9천56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7월 3조5천810억원 이후 최대치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한국 증시의 수혜는 계속될 것"이라며 "외국인은 프로그램 매매의 비차익거래를 통해 한국시장 전반을 사들이는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코스피는 미국은 물론 신흥국과 비교해서도 상대적인 가격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에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는 그간 박스권 돌파의 걸림돌로 지목돼 온 펀드 환매물량마저도 소화해내고 있다.
코스피가 2,000선 위로 올라선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4천47억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 환매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외국인 매수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2011년 이후 추세를 비교해보면 외국인매수세가 펀드 환매액의 2배 이상 유입되며 환매 물량을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개미들, 1%금리에 실망…증시로 '턴'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자 개인 투자자들도 속속 증시로되돌아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개인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조3천603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개인 거래대금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2월 3조9천107억원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1조8천790억원과 비교하면 개인의 하루 거래대금은 3개월여 만에 1조4천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6월 41.10%에서 58.8%로 뛰어 60%에 육박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적금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진 것도 '개미'들이 증시로 눈길을 돌린 요인으로 꼽힌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의 증가는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증가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시중 대기성 자금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증시로의 추가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지난해 말 15조8천억원이던 고객예탁금은 19조원대까지 불어났다. 고객예탁금은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았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대기자금이다.
대표적인 단기자금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크게 불어났다.
MMF 설정액은 연초 이후 28조원 넘게 늘어나 110조원을 돌파했으며 CMA 잔액도47조5천233억원에 달한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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