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우려가 완화하면서, 전 세계 유동성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효근 KDB대우증권 경제팀장은 1일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예상한다"며 "고용 등의 경제지표를 볼 때 금리 인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 당분간 세계 유동성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혀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긴축 시기는 내년 중반 이후로 미뤄질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편인데다 올해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1분기 -2.1%에서 2분기에 4.2%로반등했으나 하반기에는 정체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에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져 유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통위 결과를 고려할 때 이달엔 과반 이상의 금리 인하 표 확보가 어렵지 않다"며 "추가 금리 인하 여건이 적극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내년에 금리를 올려 긴축 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변하지 않는 만큼 시기가 다소 지연되더라도 앞으로 국내 증시의 유동성 개선을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달러화 강세 속에 금리가 오르면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통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위축될 것"이라며 "미국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므로 시장에 자금이 새로 풀리지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미국이나 영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유동성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더구나 최근 달러 강세 여파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흥국에서 국내 증시는 정책 효과 등 측면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신증권은 달러화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브라질과 터키 등 남미 증시는 달러화와 역의 상관관계로 달러 강세 때 피해를 보는 반면 말레이시아와 대만,인도, 폴란드, 한국 등의 국가는 달러화와 정의 상관관계에 있는 중위험, 중수익 국가로 꼽았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통화정책에 힘입은 신흥시장 안도 랠리가 지난달 마무리되고 조정이 본격화했으나 국내 증시는 달러화와 정의 상관관계에 있는 데다 주가수익률과 주가 수준, 유동성, 정책 등의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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