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코스피가 다시 뛰었다.
국내 정책효과의 지속성을 놓고 관측이 분분한 가운데 선진국 시장이 일제히 강세장을 보인 데 따른 결과다.
그래서 자력 상승보다는 세계적 강세장에 편승하는 모습에 가까워 보인다.
2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간밤 선진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독일 DAX 30 지수가 0.96% 뛴 것을 비롯해 영국 FTSE 100 지수와 프랑스 CAC 40지수가 0.56%씩 올랐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도 0.5% 안팎씩 상승했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의 호조 덕분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1% 오르는데 그치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를 덜어줬다.
미국의 7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전월보다 15.7% 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고향후 주택시장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주택건설허가 건수 역시 8.1% 증가했다.
그간 조정의 빌미가 됐던 우크라이나 리스크의 완화도 시장에 힘을 보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23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이어 오는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만난다는 일정이 전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 간 만남은 옛 소련권 관세동맹 회원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담에서 이뤄진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의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밝아진 바깥 사정은 코스피에도 긍정적이다.
힘겨워 보이긴 하지만 연고점 경신을 향한 기대가 살아날 법한 상황이다.
새로운 국내 이슈는 별 게 없다. 당장 나올 메가톤급 정책도 없다.
정책에 걸던 기대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고 지탱한 게 지난주까지라면, 이제는발표된 정책의 실행에 따른 효과를 하나하나 따지며 다져나가는 시기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바깥 눈치를 보면서 국내정책 효과를 검증할 때인 셈이다.
특히 지난 주말 기준금리 인하 이후 돈의 흐름은 주시할 대상이다. 저금리에 치인 뭉칫돈들이 증시로 흘러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번 주 초반에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던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약해지는 모습이다. 전날엔 0.3원 떨어지며 1,017.3원에 마감했다. 간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소폭이나마 오른데다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만큼 이날은 환율이 시장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의 상대적 선전이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코스닥은 지난 13일부터 4거래일간 뛰어 560선에 안착했다. 이 기간 3.10% 상승하며 나스닥의 상승세와 궤를같이 하는 모습이다.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나스닥은 5일째 강세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투자자의 관심이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신흥국 증시로 확산하는 흐름"이라며 "7월말 코스피의 장기 박스권 돌파에 이어 레벨업 시도가 가능한 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성장세(중국 소비 관련주, 철강금속, 화학)와 정부 정책(건설, 금융, 서비스)에 맞물린 종목군을 관심권에 두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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