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금융시장이흔들리면서 국내 증시에도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각국 위기의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불안 요소가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줄만한 파급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문제가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신흥국의 잠재불안 요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와 인도,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들은 이라크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과 국내 경제문제, 정치상황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하락하고 통화가치도 급락하는 등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는 석유 수요의 약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이라크 사태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재정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인도는 또 금 수입 규제를 완화해 금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데 유가 상승과 금 수입 확대는 경상적자가 늘어나는 요인이 될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 당선 이후 경제개혁에 대한 기대로 인도에 유입됐던 외국인 투자자금은 최근 들어 소폭의 유출로 돌아섰다.
역시 원유 수입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라크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에다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루피아화 가치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내 두 국가의 경제구조 개혁에 가장 큰걸림돌로 작용할 요인 중 하나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이고또 하나는 이라크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유가 불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두 요인이 가시화하면 양국의 새 정부로서는 경제구조 개혁을 단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특히 유가 급등은 외국인 자금 유출을 촉발할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도 잠재 복병이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30일까지 헤지펀드에 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30일간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로 처리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계 헤지펀드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위기가 조만간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금융시장에선 아직 이런 신흥국 불안으로 인해 급격한 자금이동이나 안전자산으로의 쏠림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융완화정책과 미국·중국 등글로벌 경기의 안정성 강화 덕에 금융시장에서 이런 신흥국 불안의 전염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 사태와 유가 상승국면이 장기화하고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위기가본격 부각되는 등 잠재 악재들이 수면으로 부상하면 국제 금융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형중 팀장은 "현재 안정적이거나 상황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신흥국은 없다"면서 "유가 상승에다 미국의 금리 인상 논의가 가시화하면 신흥국에 유입됐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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