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7.4%로 발표되면서중국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 17일 엇갈리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4%는 시장 예상치보다는 0.1%포인트 높지만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7.5%에는 0.1%포인트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애매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7.3%만 돼도 부양책에 대한 기대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릴 수 있지만 7.4%로는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시급히 행동에 나설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코스피의 어중간한 행보가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
전날 오전 11시 중국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자 관망심리가 해소되면서 완만하게오르다가 결국 0.06포인트(0.0%) 내린 채 마감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일단 중국 정부의 부양책 카드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불과 1주일 전인 10일 보아오포럼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해 중국 경제가 7.5% 성장할 것"이라면서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것이 그주요한 근거다.
중국이 현재 취업률을 유지하려면 최소 7.2%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이 '마지노선'을 위협하지 않는 한 경기부양책 가능성은 작다는 예상도 힘을 받고 있다.
이미 중국은 2월 중소기업 소득세 우대 범위를 늘리고 철도에 투자하는 내용의1조위안 규모의 '미니' 부양책을 발표했었다.
가오징(高晶) 동부증권 선임연구원은 "7.4%는 중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수치라고 본다"며 "경기 선행지수와 대외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부터중국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커 경기 부양책을 쓰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발동한 사례를 봐도 현재는 그런 국면까진 아니라는분석도 있다.
대형 부양책은 1997년과 2008년처럼 글로벌 경제 위기로 경제성장률이 급감할때만 사용했고, 미니 부양책은 사실 경기 부양보다는 정치·사회적 분위기 전환용이었다는 것이다.
가오 선임연구원은 "경기 예고지수 5단계 중 '둔화' 단계 이하로 떨어져야 부양책이 나올 텐데 지금은 그 단계 직전인데다 경기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미 올해 중국 정부가 미니 부양책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회복세여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규모라도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1분기 누적 고정투자 증가율이 정부 목표치인 17.5% 수준까지 하락했고 소매판매 증가율(12.0%)은 목표치 14.5%를 밑돌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여지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아직 중국의 내수 회복이 활성화되지 않아 정부의 미니 부양책과인민은행의 단기 유동성 공급은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외 증시는 코스피와 달리 중국의 부양책에 기대를 걸었다.
16일 범유럽권 지수인 스톡스 유럽600지수는 전날보다 1.3% 올랐고 영국 FTSE100 지수도 0.7% 상승했다. 독일 DAX30 지수는 1.6%, 프랑스 CAC40 지수도 1.4% 오른채 거래를 마감했다.
리웨이 스탠더드차타드은행 분석가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중국의 경제성장이계속 약해질 것이어서 하반기쯤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같은 통화정책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sk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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