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에 반발해 후보추천위원장 전격 사퇴
"자본시장연구원처럼 작은 순수 민간연구소까지 정치권의 입김으로 원장이 선임된다면 자본시장의 순수한 발전이 제대로이뤄질 수 있겠습니까?" 신임 자본시장연구원장을 뽑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위원장을 맡았던최운열 서강대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낙하산 논란'을 이렇게개탄했다.
자본시장연구원장 선임을 위한 후추위는 지난 18일 면접 대상자로 신인석(50)중앙대 교수를 단독 선정했다. 신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 위원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어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낙점한 '낙하산 후보'라는논란이 제기됐다.
후추위는 애초 4명의 후보를 선정했으나 김형태 현 원장은 연임을 포기하겠다고밝혔고 신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의 후보도 서류제출을 포기했다.
최 교수는 절차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재공모를 주장했으나 다른 위원들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최 교수는 그날 후추위원장을 전격 사퇴했다.
최 교수는 "후보가 1명뿐인 상태로 진행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고 '정치권의 낙하산'이라는 비난이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므로 공모절차를 다시 거치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내가 더 있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과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한국증권학회장,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한국금융학회장, 서강대 경영대학원장과 부총장 등을 거친자본시장 분야의 전문가다.
지난 1995년부터는 자본시장연구원의 전신인 한국증권연구원의 원장을 맡아 자본시장 관련 제도와 법제를 연구하는 연구원의 기틀을 닦았다.
최 교수는 "당시엔 원장이 비상근직이었고 보수도 없었지만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열심히 봉사했고 그 때문에 자본시장연구원은 내 분신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그런 연구원을 지켜내려 했지만 이런 논란으로 인해 연구원이 변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연구원은 정부기관도 아니고 공기업도 아닌데 1년 전부터 정치권과 관련 있는 인사가 원장으로 온다는 소문이 들리더라"면서 "이래서는 안된다"고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어 "신 교수는 유능하고 능력 있는 분이어서 낙하산 논란만 아니면우리가 나서서 모셔올 만한 자격을 갖춘 분"이라면서 "그런 분이 이런 논란으로 타격을 받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의 사퇴에도 후추위는 다음 주께 단일 후보로 추천된 신 교수를 면접한뒤 사원총회에서 최종 선임하는 등 원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사들과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설립에 참여한 금융투자업계의 민간 연구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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