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흥국 '트리플 약세'…한국증시 내성 키우며 반등 모색
국내 증시는 이달에도 미국의 자금줄 죄기와 신흥국 위기에 따른 대외 악재 탓에 조정을 받으며 반등 시기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기로 한 뒤 일부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주가, 채권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신흥국 금융시장의 '트리플 약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준은 자국의 경기 회복 기조가 뚜렷해짐에 따라 그동안 풀던 자금 규모를 줄여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고 이런 기조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투자자금은 신흥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는데 신흥국들이 앞다퉈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경기 회복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신호지만, 현재로서는미국 경기 회복이라는 호재가 주는 효과보다는 신흥시장 불안에 따른 영향이 더 큰상황이다.
더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국제 금융위기 재발 우려로 신흥국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것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몰고 올 파장이 간단치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앞으로 당분간은 신흥국 금융 불안이라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으며, 코스피는 1,850∼1,900을 지지선으로 삼아 저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간접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면서 "신흥국 불안과 경기둔화가 국내 수출회복 지연을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증시의조정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일본 엔화 추이 등 미국 외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 만한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국내 증시에서코스피의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재료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이고 이로 인한 내성도 커진 만큼 신흥국 위기로 확대되지만 않는다면 양적완화 축소가 추가로 코스피의 발목을 잡진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월에 악재가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더는터질 악재가 뭐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면서 "코스피 1,900 부근에서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커지면서 저점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고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앞으로도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현 주가 수준이 워낙 낮은 상태여서 투자심리만 개선되면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악재의 연타 이후 국내 증시의 가격매력이부각되고 실적의 추가 하향 조정에 대한 부담도 완화됐다"면서 "2월 코스피는 1,870∼1,985포인트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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