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등 수요예측에 기관 자금 대거 몰려우량등급에만 자금 몰려 양극화 심화 우려도
연초부터 국내 회사채시장에 기관들의 수요가몰려들면서 우량등급 회사채 발행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신용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발행 예정금액의 갑절이 넘는 수요가 집중된 가운데 그 밑인 A등급도 '훈풍'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업황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 상반기에 취약업종의 회사채만기가 대거 도래해 회사채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AA등급)은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금액인 3천억원의 두 배가 넘는 7천억원의 주문이 기관들로부터 들어왔다.
업계에서는 현대하이스코[010520]의 냉연부문을 합병한 뒤 처음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낸 현대제철이 앞서 GS[078930]와 이마트처럼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앞서 GS(AA등급)도 지난 10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발행 예정 금액인 3천억원의 두 배가 넘는 6천4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지난 6일 실시된 이마트[139480](AA+등급)도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금액(2천억원)의 두 배가 넘는 4천500억원의 수요가 들어왔다.
이에 GS와 이마트는 애초 발행 예정 금액보다 각각 1천900억원, 1천억원 증액했다.
투자심리가 거의 메말랐다고 여겨진 A등급에서도 이변이 있었다.
크라운제과[005740](A-등급)는 지난 8일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낮은 신용등급에도 발행 예정 금액의 4배가 넘는 840억원의수요가 몰렸다.
새해 들어 회사채 발행 흥행 행진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예정된 LG전자[066570](AA·3천억원·17일), 현대오일뱅크(AA-·1천900억원·20일) 및 A등급에 속하는 태영건설[009410](A·500억원·16일), 대상(A+·1천억원·17일)의 수요예측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크라운제과 수요예측만으로 A등급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대상과 태영건설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우수하고 작년보다 가격 메리트도 높아져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회사채 발행 흥행은 기관들이 지난해 연말 결산(북클로징)을 앞두고 투자를 미뤘다가 연초에 우량등급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기회복과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올해 상반기에 시중금리가 오를 것으로예상되는 만큼 다른 우량등급 기업들도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심리가 우량 기업 중심으로만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취약업종 간의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건설·조선·항공·해운 등 취약업종으로 꼽히는 업종군의 올해 만기도래 물량은 모두 7조2천500억원 수준이다. 이중 66%에 해당하는 만기도래 물량(4조7천750억원)이 올해 상반기 내에 도래한다.
만기도래 물량의 상당 부분은 건설업종에 집중돼 있다. 당장 1월 안에 태영건설(1천억원)과 CJ건설(200억원), 2월에 현대산업개발(3천500억원)과 코오롱글로벌[003070](600억원) 등의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2월에 건설 등 취약업종의 회사채 만기도래 일정이 많이 몰려 있어서 당분간 회사채시장에서 양극화된 투자태도가 지속될것"으로 내다봤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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