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생존경쟁 속 '고객중심 현장경영' 화두
2014년 새해를 맞아 증권사 사장들이 2일 신년사에서 올해 국내 경제와 증시도 어려울 것이라는 다소 우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작년 말부터 고개를 든 낙관적인 전망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증권사 사장들은 올해도 불황과 경쟁심화가 예상된다며 고객 영영중심의 현장경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 증권사 사장들 "올해도 어렵다"… 낙관론 경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시장의 낙관론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드러냈다.
박 회장은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신년하례 행사에서 "최근 시장에서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위험자산 가격 상승 전망 등 낙관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으나 하나의 잣대를 모든 국가, 모든 기업에 같게 적용하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둘러싼 문제는 수년간 조금도 해결된 것이 없다"며 "과도한가계부채와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 자산, 급속한 고령화에 대한 준비 등에서 개선의조짐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도 "올해 대내외 경영환경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맞이할 수없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며 "선진국 중심의 완만한 회복세에도 국내 경제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과 증권업계에 대한 전망은 더 어두웠다. 시장 상황은 개선되지 않은채 거래부진과 경쟁 심화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사장은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며 금융상품시장은 올해 3월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의 출범과 함께 금융상품시장의 가격 경쟁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올해 증권업계는 수익성 없는 무한 경쟁체제로 진입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증권사 간 합병으로 국내 최대 자기자본을 가진 증권사 출범이 현실화하고 또 다른 대형증권사의 매각 여부에 따라 새로운 강자가 출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증권업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고 우려했다.
◇ "살아남아야 한다"…현장·고객 중심 경영이 올해의 '화두' 우울한 전망 속에 대다수 증권사 사장들은 발로 뛰는 현장경영 전략을 내세웠다.
미래에셋은 전 계열사를 동원해 연금시장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 요구(needs)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편 적응력이높은 조직을 만들기 위한 본사의 몸집을 줄이는 대신 영업현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도 "고객 요구에 맞춘 진정한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절박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일하는 방식을 뼛속까지 바꾸는 조직문화의 혁신을 의미하는 '고객중심경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고객수익률 중심의 영업 문화 정착을 위해 상품공급 단계부터 해외리서치·자문사와 연계해 차변화된 상품을 발굴하고, 본사 상품조직에 '추천상품 선정위원회'와 '판매상품 책임제'를 도입해 금융상품 불량률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인생 재무설계부터 자산배분, 투자상담, 절세 플랜, 부동산 투자까지 다양한 금융자문 등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대응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며 "직원 전문성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평가·보상 제도 등 제도 개혁 등 모든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또 수익 다변화를 위해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대안투자(AI), 헤지펀드 등으로 투자 자산 다변화도 꾀하기로 했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고 모두가 일치단결할 과제들이 있다"며 "개인고객의 자산증대와 법인고객 제안영업 강화, 차별화한 투자은행(IB) 영업,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와 다양한 채널전략, 업무 혁신 등으로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회동 KB투자증권도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를 딛고 올해 경영전략을 '통합적성장을 위한 기반구축'으로 정하고 소매 고객기반을 확대하고 복합점포 수익구조를개선하는 등 취약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자사의 매각 상황에 대해 "1월 말 최종인수자 결정을 거쳐 3월 말이면 모든 매각 과정이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상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리포지셔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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