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로 위안·유로화, 올해 2% 이상 절상이탈리아는 ECB에 기준금리 인하 촉구
중국 위안화와 유로화의 강세로 인해 중국과 이탈리아 등의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 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위안화 및 유로화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올해 들어 약 2.4% 이상 올랐고, 같은 기간 유로화 가치도 2.1% 이상 상승했다.
특히 중국은 주요 수출 시장인 서구와 동남아의 수요가 약한 가운데 위안화 절상과 임금 상승까지 겹친 결과 9월 수출이 시장 예상과 달리 0.3% 감소했다.
최근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중국 최대 국제무역전시회 '칸톤 페어'(광교회·廣交會)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뚜렷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배낭 제조업자 린(林)모씨는 최근 2년간 위안화 절상에다 임금상승까지 겹치자 할 수 없이 배낭 납품 가격을 2배인 개당 약 6달러(약 6천400원)로올려야만 했다.
그 결과 이번 행사에서 수출 주문을 단 1건도 따내지 못한 린씨는 "고객들은 예전 가격만 고집한다"고 FT에 푸념했다.
린씨와 같은 중소 제조업체들은 대기업과 달리 환헤지 등을 통해 환율 위험을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에 특히 취약하다.
이에 따라 행사를 주최하는 중국대외무역센터 측은 참가 업체들에게 위안화로수출 계약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위안화 기준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외국 수입업체가 거의 없어서이 또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그간 주로 수출에 의존하던 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이제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출 부진을 만회하려 애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파브리지오 사코마니 이탈리아 재무장관도 유로 강세가 유럽 경기 회복의발목을 잡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해 이탈리아 등의 중소기업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만남을 위해 영국을 방문 중인 사코마니 장관은 FT에 달러화·위안화·영국 파운드화 등과 비교해 "지금 유로화는 세계에서 가장 강세인 통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재직 시절 부총재를 지낸 사코마니 장관은 "시장이 일정한 시점, 아마도 올해 안에 일정한 구체적인 조치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ECB에 금리 인하를 사실상 요구했다.
시장에서는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에도 감소해 9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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