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00억원대 순매도…제조업, 은행, 증권주 대거 매도
지난 8월 이후 '바이 코리아' 행진을 벌여온 외국인들이 처음으로 1천8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면서 코스피 하락을 이끌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82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순매도에 나선 세력은 프로그램 매수로 한국 증시에 들어왔던 유럽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지난 8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1천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자 전 거래일보다 14.25포인트(0.70%) 하락한 2,025.17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천482억원, 40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방어에는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대형주를 주로 매도했고, 업종별로는 제조업(-1천48억원), 운송장비(-579억원), 화학(-411억원), 금융업(-355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오후 1시 30분 현재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우리금융[053000], LG유플러스[032640], 현대증권[003450],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기아차[000270], KT[030200], 대우증권[006800] 등이었다.
이날 집중적으로 매도를 단행한 세력은 유럽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갈 때 미국계는 주로 개별 종목을 매수해왔고, 유럽계는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매수했는데, 이날 순매도는 비차익프로그램 매매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에 미국계의 순매수 강도가 지속된 반면 유럽계의 강도는 떨어졌다"며 "유럽계가 환율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럽계가 단기적으로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는 다소 약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경기 개선에대한 확신으로 한국 주식을 많이 샀지만, 유럽 경기가 주춤하고 중국 성장에 대한기대감도 낮아지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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