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 철회라는 악재까지 겹쳐 동양그룹 계열사의 가시밭길 행보가 예상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이달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동양그룹의 계열사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내렸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지난 11일 동양[001520]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B+'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B'에서 'B-'로 내렸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각각 'B'에서 'B-'로 내려갔다.
NICE신용평가도 같은 날 동양의 장·단기신용등급을 각각 'B+', 'B-'로 낮췄다.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동양파이낸셜대부의 단기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신용평가사들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구조조정 지연으로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그룹은 동양파워와 동양매직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동양증권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내다 팔기로 했다.
윤수용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 24일 보고서를 내고 "자구계획 진행상황이 주목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매각계획 자산과 매각가액이 부분적으로 바뀌는점은 그룹에 부담 요인이며 여전히 계획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유동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지주회사인 동양은 금융규제 강화에 따라 계열 금융사의 직간접적인 지원 가능성 위축, 차환 리스크 등으로 신용등급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동양시멘트 역시 계열의 재무 부담 가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점이 부각돼 신용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일단 9월 말까지 동양그룹의 전반적인 상황을 주시하고서 10월초 등급 조정 관련 회의를 할 계획이다.
동양이 전날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철회한 것도 악재다. 동양은 이번회사채 발행을 통해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299억원의 회사채를 차환할 계획을 세웠지만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동양은 이달 6일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264억원 정도 보유해 일단 이 자금으로급한 불을 끌 생각이지만 다음달 24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회사채의 만기가 있어 차환 부담은 여전히 남는다.
신평사들은 회사채 발행 철회가 신용등급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사항은 아니지만등급 하락 후 처음 발행을 준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영복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회사채 발행의 철회 자체는 신용등급 변화에 큰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점에서 좋지 못하다"며 "동양 이슈가 큰 사안이라 날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도 "그동안 동양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도 조달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발행 자체를 포기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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