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새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독창적인 금융상품에만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을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독점하고 있다.
7일 금투협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금투협으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은 금융상품은 모두 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7개, 올해 2개다.
이들 9개 금융상품의 종류는 모두 ELS였다.
금투협이 출범한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만 해도 펀드, 랩 어카운트, 상장지수펀드(ETF), 파생결합증권(DLS) 등 비교적 다양한 종류의 금융상품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지만 최근 2년 동안은 ELS가 배타적 사용권을 독점한 셈이다.
금투협의 배타적 사용권은 특정 금융상품의 독창성이 인정될 경우 다른 경쟁사가 동일한 구조의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신상품을 개발한 금융회사가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해당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주요 심의 항목은 ▲기존 국내외 상품 또는 서비스 대비 독창성(40%) ▲금융시장의 발전 등 국민경제 기여도(30%) ▲금융거래 시 고객의 편익 제고 측면(15%) ▲개발에 투입된 인적·물적 자원투입(15%) 등이다.
학계와 업계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평가 점수에 따라 1∼6개월동안 독점적 판매 권리를 누릴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유독 ELS만 독창적 금융상품으로 인정받은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ELS의 구조적 특성과 투자환경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일단 ELS의 특성상 다른 종류의 상품보다 독창적 구조를 개발해 신상품을 출시하기가 쉽다는 분석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가령 랩상품은 이미 구조가 일반화됐고 펀드는 상품의 기술적구조보다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구조적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ELS는 처음부터 정해진 구조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연계해 사전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조기 또는 만기상환 수익률이 정해지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ELS 가입 시점의 50∼60% 이내에서 등락할 경우 약정된 수익을 보장받지만, 주가가 이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식이다.
최근 들어 ELS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이 ELS 개발에 주력하고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팀 관계자는 "작년부터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최근처럼 지수가 크게 빠지거나 오르지 않는 '껌딱지 장세'에는 대표적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LS에 대한 투자수요가 급증해 증권사들도 ELS 개발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워낙 ELS 개발에 주력하다 보니 최근 배타적 상품권 심사 대상으로 제출되는 금융상품 대부분이 ELS일 정도"라고 말했다.
배타적 사용권의 홍보 효과도 상당하다.
실제로 올해 들어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은 한국투자증권의 ƈ in 1 스텝다운(Step-down) ELS'와 미래에셋증권의 '킹크랩 ELS'는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배타적 사용권이 대형사의 ELS 중심으로 부여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작년과 올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은 9개 상품 중 6개는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10대 증권사가 개발한 ELS였다.
이에 대해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배타적 부여권 제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 ELS 기초자산 확보, 업력, 노하우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형사의 상품능력 개발이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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