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온 술과 담배, 도박, 대부업 등 이른바 '죄악주' 주가가 내리막길에 접어든 모양새다.
불황기 경기방어주로 주목 받으면서 수혜를 독점했지만, 미국의 경기회복세가가시화한 지금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술, 담배, 도박, 대부업, 성 관련 상품 등 5개 업종 13개 상장사 대부분이 5월을 전후해 주가 상승세가 꺾였다.
대부업체인 리드코프[012700]는 올해 초 4천320원에서 5월 중순 7천50원까지 무려 61.9%나 주가가 올랐지만 이후 약세로 돌아서 지금은 고점 대비 13.0% 내린 6천1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콘돔 제조업체인 유니더스[044480]도 연초 1천750원이었던 주가가 4∼5월 2천400원까지 40% 가까이 올랐다가 5월 중순 이후 상승폭의 절반가량을 반납했다.
카지노주인 강원랜드[035250]와 GKL[114090]은 5월30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하락반전했다.
강원랜드는 5월30일 3만4천900원에서 8월2일 2만8천550원으로 2개월여만에 18.2%나 주가가 빠졌다. 이는 올해 초 주가 2만8천650원보다도 100원 낮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034230]는 2만4천900원에서 2만1천900원으로 12.0%, GKL은 3만7천900원에서 3만1천100원으로 17.9% 내렸다.
주류 업체 상당수도 지난 두달 반 사이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거나 낙폭이 확대됐다. 롯데칠성[005300]과 보해양조[000890], 국순당[043650] 등 주요 7개 주류업체주가는 5월 중순까지 평균 16.6% 상승했지만 이후 두달 반 동안 평균 2.8% 하락했다.
담배업체 KT&G[033780]는 연초(7만8천700원)보다 소폭 내린 7만5천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홍삼부문의 실적부진이 2년째 이어지면서 이미 작년말 크게 주가가 내린상태여서 추가 조정 여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죄악주 약세는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일(현지시간) 15,658.36에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사상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종료 우려에 따른 최근 하락분을 완전히 만회하고 재도약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6월24일 14,659.56로 바닥을 찍은 뒤 이달 2일15,658.36까지 6.81% 상승하는 동안 다우존스 담배 업종지수는 546.7에서 563.73으로 3.12%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 주류 업종지수 상승률도 6.03%로 시장 평균에 못 미쳤다.
카지노 업종지수만 627.86에서 728.74로 16.07% 급등해 하락폭을 거진 회복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러한 종목들은 특성상 경기회복으로주도 섹터가 나타나면 완전히 소외된다"면서 "5월 이전까지는 IT 강세에도 불구하고시장을 주도하는 섹터가 없었지만, 지금은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조선과 화학, 자동차가 주도 섹터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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