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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후폭풍> ⑤ 부채 많은 신흥국…금융위기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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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외채 많은 나라, 외국인 자금 급격하게 빠지면 재정붕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신흥국에 더욱 큰 공포다.

그동안 양적완화 덕에 세계 곳곳에 풀려 있던 달러화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화 빚이 많은 국가는 '금융위기'를 겪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양적완화 축소는 달러 가치의 상승을 유도한다.

그리고 달러 가치가 오르는 만큼 신흥국 통화 표시 자산보다 달러화 표시 자산의 가치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양적완화 종료가 예고되기 직전부터 신흥국 곳곳에 있던 외국인 자금은 썰물처럼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한국 주식시장에서 총 34억2천400만 달러(약 3조9천51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대만에서는 23억3천900만 달러, 인도네시아에서는 15억7천700만 달러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태국(11억4천400만 달러), 인도(3억2천400만 달러), 베트남(3천500만달러)에서도 일제히 자금을 빼냈다.

외국인 매도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방침 발언이 나온 뒤로도 계속돼 이들 시장의 폭락을 촉발했다.

외국인이 신흥국의 증권시장에서 이탈하자 통화 가치도 급격히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1일에 23.9원 급등해 1,150원선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의 달러·루피아화 환율은 지난 21일 달러당 9,937 루피아로 마감,지난 3월 말보다 3.4% 상승했다. 그만큼 통화 가치는 떨어졌다는 의미다.

3월 말과 비교해 태국의 달러·바트 환율은 6.0% 급등했고 대만의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0.6% 상승했다. 필리핀의 달러·페소 환율은 7.2% 뛰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신흥국의 재정 안정성에도 타격을 준다.

양적완화가 활발했던 지난 4∼5년간 경상수지 적자를 본 신흥국들이 적자분을외채로 메웠기 때문이다. 양적완화로 달러 공급이 늘어 신흥국은 더 쉽게 외화를 끌어올 수 있었다.

실제로 양적완화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신흥국의 외채는 빠르게 증가했다.

태국의 최근 4년간 연평균 외채 증가율은 19.6%에 달하고 중국 19.2%, 브라질 13.8%, 인도네시아 13.1%, 인도네시아 12.8%로 매우 높다.

한국은 지난 4년간 외채가 한 해 평균 6.8% 늘었다.

특히 단기 외채가 외화 보유액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은 나라는 금융위기의 위험이 더 크다.

인도네시아는 단기 외채가 외화 보유액의 39.6%에 달하고 한국은 단기 외채가외화 보유액의 38.7%다.

인도의 단기 외채는 외화 보유액의 34.6%,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각각 31.4%다.

터키는 단기 외채 규모가 외화 보유액보다도 크다(130.8%).

만약 이들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 채권 금리를 높이고(채권 값 하락)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조달 비용이 급증하고 재정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신흥국은 유동성 증가를 틈타 적극적으로 채권을 발행해왔다"면서 "이들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 신흥국의 재정 건전성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구(IMF)도 신흥국의 재정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게리 라이스 IMF 수석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IMF 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신흥국이 국가별로 특성에 맞게 출구전략의 충격을 완충할 경제 전략을 사용하라고 충고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과잉 부채가 있는 국가들이 시간을 벌고도 태도 변화에 실패해 부채를 연착륙시키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며 "양적완화 축소가 서서히 진행된다고 해도 신흥국에 대한 경계심을 놓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의 심각한 신용 위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하게 된 근거 자체가 미국과 세계 경기의회복 가능성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1·2차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외국인 매도가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주지는 않았고, 2004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나타내기도 했다"며 "양적완화 축소와 외국인 매도에 대한 우려는과장됐다"고 말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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