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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대기업株 투자 확대…문제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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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이사모은 국내 4대 재벌그룹의 주식 및 채권 규모가 5년만에 거의 4배로 급증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된 증시양극화와 연계시켜 보고 있다.

주로 대기업 계열사인 시가총액 상위 대형 기업에 시중 자금이 몰린 데 비해 중견ㆍ중소기업은 소외되면서 자연히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4대 그룹 주식ㆍ채권 보유량 5년만에 3.8배로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현대자동차, SK, LG 등 이른바 4대 그룹의 주식 및 채권은 총 51조7천213억원으로집계됐다.

미국발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13조5천458억원)의 3.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국민연금이 보유한 4대 그룹 소속 상장사 주식은 2007년 말 11조4천573억원에서 2012년말 42조5천460억원으로 5년 만에 3.7배가 됐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전체 주식보유액에서 4대 그룹 상장사 주식이 차지하는비중도 34.6%에서 58.0%로 급증했다.

채권투자에서 4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33%(2조885억원)에서 3.

89%(9조1천753억원)로 늘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수년간 국내 증시에서 두드러졌던 대형주-중소형주 양극화 현상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시장을 따라가는 유형의 투자를 하는데 대기업 그룹의 시총 비중이 높으니, 그것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진단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등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2012년말 기준 759조원으로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301조원)보다 152.2%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17.86에서 1,997.05로 78.6% 오르는데 그쳤다.

코스닥 상승률도 49.4%에 불과하다. 결국 10대 그룹 상장사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3%에서 60.1%로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코스닥 시장에서도 현재 시총 상위주는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이거나 대기업 납품업체인 실정이다.

◇증시 '부익부 빈익빈'…기업 자금조달 기능 왜곡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수익성과 안정성 위주의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증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중소형주에도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시 양극화 추세를 방치할 경우 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시장 본연의 기능이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미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됐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자금조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2009년 208건 24조6천334억원에서 2012년 532건 37조1천509억원으로 50.8% 증가했다.

하지만 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같은 기간 132건, 8조2천718억원에서 83건, 5조7천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중소기업은 46건, 2조1천508건이었던 것이 3건, 36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현금보유량이 많아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기업에는 돈이 몰리고, 중견·중소기업은 돈줄이 마르는 '부익부 빈익빈'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잔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규모는 세계 3위를 다툴 정도로 영향력이 막대하다"면서 "그만큼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환경, 인권, 노동권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윤리적 기준을 마련해 조금씩 사회책임투자를 확대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강조했다.

중소형주 외면의 원인 중 하나는 연기금과 기관의 무관심이라며 조금씩만 관심을 가져도 시장의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전체 구성에서 중소형주 비중을 조금만 더 늘려도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연기금들이 포트폴리오의 1% 만이라도 소형주에 투자하겠다는 식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형주는 위험이 있는 만큼 성장성도 있다"면서 "위험에 합당한 기대수익률이 있다면 시장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관심도 자연히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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