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선물 거래를 위해 빚을 내는사례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상당수는 저소득층과 임시ㆍ일용직, 20대 가장 등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으로 확인돼 우려를 낳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증권투자금 마련을 위한 담보대출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부채보유 가구당 31만2천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15만9천원보다 96.4% 증가한 금액이다.
담보는 거주 중인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과 자동차, 예금, 적금, 보험, 펀드, 채권 등이었다.
담보대출뿐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을 비롯한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가구당 11만2천원에서 24만원으로 갑절 넘게 불어났다.
가장 큰 특징은 저소득층과 임시ㆍ일용직, 자영업자 가구가 증권투자 목적으로빌리는 돈이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증권투자 목적 담보 및 신용부채 합계는 2010년 가구당 1만1천원에서 2012년 18만9천원으로 2년 사이 17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소득 중위권(40~60%) 가구의 관련 부채는 6만8천원에서 18만6천원으로 2.7배로 느는데 그쳤다.
상위 20% 가구는 가구당 56만2천원에서 124만1천원으로 67만9천원 증가했다.
임시ㆍ일용직 가구가 증권투자금으로 대출한 금액은 1만1천원에서 14만6천원으로 1,181%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어 자영업자(876%), 기타 무직(415%) 등 순으로증가율이 높았다.
상용근로자의 관련 부채 증가율은 28.4%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청년층과 50∼60대의 증권투자 목적 담보ㆍ신용부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구주가 30세 미만인 부채보유가구의 경우 2010년만 해도 관련부채가 전혀 없었지만, 2011년 47만1천원, 2012년 52만7천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일부 수출업체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침체에 빠지면서 취약계층의 소득이 불안정해진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한양대 경제학과 하준경 교수는 "수입이 적고 불안정한 가구에서 증권투자 목적의 대출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줄어든 소득을 (주식ㆍ선물 투자를 통해) 어떻게든보충해 보려는 고수익 추구 경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대출돼 증시로 흘러들어 간 돈은 만기 전에 회수돼야 하기 때문에 투기성 자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청년ㆍ저소득층과 함께 고령ㆍ고소득층의 관련 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 대해선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이 유력한 원인으로 제시됐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홍성국 센터장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당장매각하기는 부담스러운 자산가들이 이를 담보로 일종의 '유동화'를 거쳐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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