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잃어버린 애플의 몰락과 더불어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 주가도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고성장 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플의 부진이 호재일지 악재일지는 삼성전자의 혁신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나오고 있다.
◇ 애플 몰락…스마트폰 시장 '성장 한계' 달했나 애플의 주가는 2003년 주당 13달러에서 2012년 705달러까지 9년 사이 50배가 넘는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작년 9월 아이폰5를 출시한 이후 상승세가 꺾였고 하락 기조를 이어오고있다.
특히 지난 23일(현지시간) 분기 실적발표 이후에는 주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4일에는 전날보다 12.35% 하락한 450.5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고, 이튿날에도2.36%가 내려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 자리를 1년만에 엑손모빌에게돌려줘야 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애플이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의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이를 개별 기업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전체가 성장 한계에 달한 조짐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KDB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애플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고성장이 끝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50%를넘어섰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예전처럼 스마트폰을 많이 쓰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도 "혁신으로 시장의 규모를 키워오던 애플의 부진은 영향의 경중을 떠나 시장성장의 정체와 경쟁증가라는 점에서 휴대폰 및 부품산업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삼성전자의 혁신' 시험대에…경쟁업체 집중포화 예상 일각에선 애플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동반하락하기 시작한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애플 대신 혁신을 선도해 스마트폰 시장의 파이를 키울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내린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일 주당 158만4천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 28일 14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플은 스티브 잡스란 혁신의 아이콘이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카피캣(모방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라면서 "지금까지의 고성장은애플이 혁신을 통해 격차를 벌리면 그만큼 따라잡는 식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뛰어난 기술력과 자금력, 마케팅으로 선두와의 격차를 줄이는능력은 있지만 혁신적으로 없던 물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하이엔드(high end)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신흥업체들과의 가격경쟁이 격화될 공산이 크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중국 업체 등이 삼성 갤럭시폰에 준하는 제품을 초저가에 내놓는 등 기술격차가사라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은 "저가 휴대전화 경쟁이 심화하면 평균 판매단가(ASP)가 하락해 이윤이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비수기 돌입에 따른 1분기 실적 모멘텀 둔화,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변경으로 인한 외국인 매도 등도 삼성전자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애플과 삼성은 달라…삼성에 기회" 반론도 애플의 실적 부진은 업황 전체의 문제가 아닌 개별 기업의 리스크라면서 과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애플 제품이 혁신과 하드웨어 측면에서 큰 변화를 이루지 못했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하락했다는 점은 오히려 삼성전자등 국내 기업들에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작년 21.0%에서 올해 18.7%로 떨어지는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2.2%에서 37.7%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2분기에는 갤럭시S4 출시 등으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만큼 현재의 주가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 스펙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해 반도체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2분기 출시될 갤럭시S4의모멘텀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를 비롯한 패블릿(휴대전화+태블릿)과 플렉서블디스플레이 등 제품 혁신과 독자기술 개발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저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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