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한국과 일본완성차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악재가 현대기아차의 주가를 누르는 가장 큰 변수라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의 호재를 만난 일본의 자동차사들은 작년과 올해 10% 이상의 이익 성장을 이룰 전망이지만 현대기아차는 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경기 회복 속도와 환율 변수의 완화 정도가 현대기아차의 주가와 실적에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 환율 악재에 韓 자동차 가격경쟁력 악화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실적과 주가를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원화 강세와엔화 약세다.
미국과 유럽의 전폭적인 유동성 강화에 원화가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원ㆍ달러환율은 달러당 1천60원대로 내려왔다.
여기다 '무한 유동성 공급' 공약을 내세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들어서며 엔화 약세 흐름도 이어졌다.
일본은행이 2%의 물가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때까지 무제한 금융완화를실시하기로 하면서 엔화 약세 흐름은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세계 경기 회복으로 자동차 경기도 살아날 것이라는기대가 있지만 한국 자동차 기업은 환율 흐름 때문에 해외 기업에 비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는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에서 점유율을 키워 왔다.
하지만 원화 강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실적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해외 공장 생산 비중이 작년부터 50%를 넘어섰지만 해외공장 비중 상승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원ㆍ엔 환율이 하락해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트레이드증권 강상민 연구원은 "일본 차 업체는 엔화 강세, 금융위기, 도요타리콜 사태, 대지진 재해 등의 악재를 지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양호한 주가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현대차그룹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기아차 실적 성장세도 日 기업에 뒤져 환율 조건 악화는 현대기아차의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세계 완성차업체 중 시가총액 1위를 달리는 도요타의작년 영업이익은 175억달러로 전년(134억달러)보다 40.0% 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영업이익은 202억달러로 작년보다 15.3% 상승할 전망이다.
시총 2위인 폴크스바겐의 작년 영업이익은 153억달러로 2011년보다 0.3% 줄어들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를 딛고 시총 4위에서 3위로 올라선 혼다의 작년 영업이익은 83억달러로 전년(65억달러)보다 27.6%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이익은 92억달러로 작년보다 11.2% 증가할 전망이다.
주요 경쟁 업체인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가 2년 연속 10% 이상의 이익 증가율을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대기아차의 성장세는 이만큼 가파르지 않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16억달러였다. 이는 2011년 영업이익(99억달러)보다 16.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모두 114억달러로 오히려 작년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같은 규모의 달러화 수익이라도 원화 환산 규모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회복하는 데는 환율 변수가 관건이 될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정태오 연구원은 "환율에 따른 민감도는 현대기아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며 "향후 평균판매단가(ASP)가 얼마나 오르는지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주가 할인 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이 '질적 성장'을 기치로 내건 만큼 경기 회복만 확인되면 투자 심리도 살아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키움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올해부터 경기 회복으로 신차 사이클이 시작될 수있다"며 "세계 자동차 판매가 살아나면 2∼4월 사이 국내 자동차주의 반등 시점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double@yna.co.kr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