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기부양 기대 더욱 고조…엔ㆍ달러 조만간 90엔 돌파 전망원ㆍ달러 환율 1,050원 무너지면 1,000원까지 쉽게 추락
연초 달러 대비 일본 엔화의 환율 상승(가치하락) 속도가 한국 원화의 환율 하락(가치상승) 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른 것으로나타났다.
일본의 경기부양 기대는 계속 높아져 엔ㆍ달러 환율은 조만간 90엔선을 돌파할전망이다. 엔화 약세와 더불어 원화 강세도 지속돼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까지 무너지면 1,000원까지는 쉽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외환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은 86.655엔으로시작해 11일 88.905엔으로 2.60%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달러당 원화가 1,063.5원에서 1,054.7원으로 0.8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변동 폭이 3.1배 큰 것이다.
엔화 환율이 올라간 속도가 원화 환율이 내려간 속도보다 3.1배 빨랐다는 이야기다. 이 속도는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추락하기 전인 10일까지는 5.5배 차이가 났다.
엔ㆍ달러 환율이 작년 초 77엔 수준에서 작년 말 85엔대로 1년간 11.28% 상승할동안 원ㆍ달러 환율이 7.37% 하락해 변동 폭이 평균 1.5배 차이나던 것과 비교하면올해 초의 속도 차는 훨씬 큰 것이다.
연초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세계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엔화 다음으로 뉴질랜드달러(2.24%), 호주달러(1.99%), 유로(0.58%), 인도네시아루피아(0.23%), 싱가포르달러(0.12%), 홍콩달러(0.006%) 순으로 환율이 올랐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절상 기조를 이어가며 달러당 환율이 0.11% 하락했고 말레이시아링깃(-1.10%), 캐나다달러(-1.02%), 태국바트(-0.98%), 파운드(-0.49%), 스위스프랑(-0.16%) 등도 내렸다.
외국통화 환율은 서울외국환중개 고시기준이고 원화는 종가기준이다.
올해 들어 며칠새 엔화 절하 속도가 빨랐던 것은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무한 양적완화'를 공식 선언하며 환율 전쟁에 박차를 가한 탓이다.
일본 정부가 11일 20조2천억엔(약 240조원)의 경기부양 대책을 결정했고 22일엔일본은행이 물가목표를 1%에서 2%로 상향조정할 예정이어서 엔ㆍ달러 환율이 90엔선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또 4월에는 일본은행 총재가 새 정부 인사로 교체되고 7월에는 참의원 선거가있다. 엔ㆍ달러 환율이 90엔을 넘으면 2010년 6월 이후 31개월만이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엔ㆍ달러 환율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90엔에 가까워지면 속도를 늦춰 93엔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엔화 약세와 동시에 원화 강세도 속도를 내며 심리적 지지선인 1,050원이 무너졌기 때문에 1,000원까지는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해 원화 강세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더불어 원ㆍ엔 환율이 2010년 5월 이후 32개월만에 100엔당 1,200원선 아래로내려간 데 이어 추락 하락 가능성도 커 국내 수출기업들의 부담은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우리투자증권 이지형 연구원은 "만약 원ㆍ달러 환율 1,050원선까지 깨지면 원화강세 기대가 커져 일시적으로 폭락하는 `오버슈팅'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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