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에서 기관이 자금을 지속적으로빼내면서 코스피에 부담을 주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오후 2시 현재 1천1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기관이 547억원어치를 팔았고 투신은 315억원, 보험은 96억원 규모를팔았다. 반면에 은행은 49억원 매수 우위다.
기관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6거래일 중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팔아치웠다. 매도 규모는 총 4천200억원에 가깝다.
기관 중에서도 투자신탁운용회사(투신)의 매도세가 매우 강했다. 투신은 올해들어 이날까지 4천4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투신은 유가증권의 운용을 영위할 수 있는 회사로 자산운용사 등을 포함한다.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이 강한 매도세를 펼치는 데는 경기에 대한 불안 심리가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안 심리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4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총 5천759억원이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이 최근 투신권 순매도의유일한 원인"이라며 "펀드 투자자들이 코스피가 앞으로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연말 배당 기간이 지난 것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기관이 작년 말 배당을 노리고 투자했던 물량이 비차익 매물로 대거 나오고 있다"며 "또 시장 전망이 좋지 않은 탓에 기관 매도세가 더욱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기관의 매도세는 코스피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날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펀드 운용사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기관의 업종별 수급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 팀장은 "최근 기관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IT업종은 실적이 좋지만 주가가 많이 상승한 상태고, 자동차는 반대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지만 실적이 불안한 것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NH농협증권 김중원 연구원은 "최근 1개월간 투신은 조선, 증권, 통신서비스를순매수한 반면 반도체, 자동차, 하드웨어 업종은 순매도했다"며 "외국인 업종별 비중과 함께 고려할 때 통신, 음식료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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