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프로듀서연합회는 다큐멘터리 “오래된 전쟁”에 대해 “누구나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전쟁이란 소재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간과해온 국가의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문제제기한 점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개전 초기 이승만 정부의 서울 사수 방송과 한강인도교 조기폭파, 그리고 인민군으로 가장해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나주 경찰부대 사건을 통해 한국전쟁과 국가의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다.
“오래된 전쟁”은 우리가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출발한다. 프랑스의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 행사에는 ‘프랑스의 어떤 잘못이 독일의 침략을 초래했는가’라는 반성이 빠지지 않는다. 반면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정전을 기념하는 우리의 공식담론 속에는 ‘대한민국의 어떤 잘못이 북한의 침략을 초래했는가’라는 질문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이런 평가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보호해야할 국가의 책무는 잊혀져왔고 그 결과 ‘국가의 잘못으로 인한 숱한 희생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상처 또한 아물지 않고 있는 건 아닌지’, 프로그램이 묻고 있는 지점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평가가 북한의 침략성만을 부각시키는 한, 외침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전쟁 과정에서 오히려 자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국가의 과오는 지금처럼 계속 묻힐 수밖에 없으며, 이런 강요된 침묵과 은폐가 지속될 때 국가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뿌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CBS 팟캐스트를 통해 다시듣기가 가능하다. http://bit.ly/Tmg0GN
okwater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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