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에는 't-800(아놀드 슈왈처제네거 분)', 't-1000(로버트 패트릭 분)' 같은 '킬러 로봇(살상용 로봇)'이 등장한다.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이 사이보그들은 자기 판단으로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
킬러 로봇이라고 하면 사이보그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킬러 로봇은 인간이 조종하지 않아도 스스로 작전을 수행하는 모든 무기 체계를 의미한다. 각국 군사 전문가들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며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무기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두려움과 피로를 느끼지 않는데다, 의료비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무인기를 넘어 전투 로봇, 자동화 무기 등을 군사 전력화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미국은 이미 '드론'이라 불리는 무인정찰기를 중동 전장에 투입했다. 2015년까지 육군 전력의 1/3을 무인화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그러자 "이러한 흐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킬러 로봇 반대(Stop the Killer Robots)' 캠페인을 열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캠페인 참가자들은 로봇공학자이거나 인권단체 소속으로, 이들은 영국 의회 광장에 모여 '킬러 로봇 관련 연구 개발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캠페인 측은 "이런 연구가 윤리 규정이나 법의 통제도 받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셰필드 대학 로봇·인공지능학과 노엘 샤키 교수는 "킬러 로봇은 앞으로 10년 안에 상용화 될 것이다"고 경고하며 "이런 로봇들은 제네바 협약 등 국제규칙을 어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포로와 부상자, 민간인 등 비전투원들을 보호하는 교전규칙. 그러나 현재 기술로 만든 킬러 로봇은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게 노엘 교수의 지적이다.
캠페인에는 대인지뢰 반대 운동을 펼친 공로로 지난 199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조디 윌리엄스도 참여했다. 조디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무기를 만들어낸다면 결국 피해자는 무고한 시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팔랑크스(적의 무기를 감지해 스스로 요격하는 방공포)같은 무기가 있긴 하지만, 오로지 방어용인데다 모든 군사전력를 자동화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캠페인 측은 '아직 규제 장치가 적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국제 캠페인과 더불어 "영국 케임브리지대에 로봇의 위험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실존적 위험 연구 센터'(CSER)가 11월 설립될 예정"이라고 영국 주간지 옵저버가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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