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최근 B-52 핵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 F-22 전투기 등 첨단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면서 이를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물론 도발적 위협을 연일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한국의 '독자적인 행동 가능성'을 우려하며 한국을 달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같은 속내는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드러났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일(한국시각)정례 브리핑에서 잇따른 첨단무기 배치에 대해 "우리의 조치는 신중하다"며 "이는 동맹국에게 확신을 주고 북한에게는 우리의 결의를 내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에게 가해지는 '독자행동'의 압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첨단 무기 배치가 대북 경고 메시지인 동시에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한국의 신뢰를 강화시켜 북한에 대한 한국의 '일방적 행동'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이같은 의도는 지난주 있었던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마틴 뎀시 합참의장 공동 브리핑에서도 읽을 수 있다. 'B-2폭격기 배치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뎀시 의장은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반응은 북한의 반응이 아니다"며 "그보다는 일본과 한국의 반응"이라고 밝힌 뒤 "훈련은 주로 동맹국들이 '미국에게 의지해 군사충돌을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이 한반도에 첨단무기를 잇따라 공개리에 배치하는 주된 이유는 북한 때문이 아니라 한국 때문이라는 얘기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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