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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92% ‘동국대 광고홍보학과’의 특별한 인문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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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최고 학과를 가다①-동국대 광고홍보학과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서울 중구 동국대 사회과학대 강의실. 이 대학 광고홍보학과 1학년 전공과목 ‘광고와 인문학’ 강의를 맡은 김효규 교수의 손에는 ‘미술관 옆 인문학’이라는 책이 들려있었다.

광고홍보학 전공 강의에 ‘미술책?’이라는 물음을 품고 조용히 강의실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강의실 내 학생들의 자리에도 같은 책이 놓여있었다. 잠시 후 강의가 시작되고, ‘왜 미술책이 광고홍보학과에서 활용하는지’ 궁금증이 풀리기 시작했다. 

강의에 사용되는 책과 주제는 매주 바뀐다. 이날 주제는 ‘미술’이었다. 수업은 학생들은 미리 관련 서적을 읽고, 보고서를 작성해오는 방식이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주제와 연관된 광고 한편도 함께 첨부한다.



첫 발표는 중국어 전공인 유혜빈 씨가 맡았다. 유 씨는 ‘여성 인권’ 부분을 선택해 발표했다. 그는 여성 인권과 관련된 광고를 찾아와 학생들과 공유했다. 유 씨가 찾은 광고에는 여성의 성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유 씨는 “제품 소개를 위해 일부 광고에서 여성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가 전달하는 가치관이 소비자의 의식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기획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예슬(광고홍보학과 2) 씨는 ‘인간의 자화상’ 영역을 이야기했다. 전 씨가 찾은 광고에는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어린이 선물을 주는 세트를 받고 싶어 하는 성인 남성이 등장했다.

전 씨는 “이 광고를 보고 키덜트 문화가 떠올랐다. 키덜트 문화는 과거에 정신적 퇴행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개인의 존중받는 취미 중 하나다. 광고는 이런 시대의 흐름에 따른 문화적 의미를 짚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강의는 인문학을 통해 광고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광고 아이디어를 기획할 때 인문학적 지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 미술작품이 갖는 가치를 통해 광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커리큘럼 구성원 목소리 반영…‘실무 수업 확대’ 원해



올해 초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5년 고등교육기관 취업률’ 통계에 따르면, 동국대 광고홍보학과의 취업률은 ‘92.9%’이다. 인문사회 계열임에도 불구하고 취업률이 높았는데, 그 이유는 학과 커리큘럼에서 찾을 수 있다. 

동국대 광고홍보학과는 커리큘럼 구성 시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올해 수업 계획은 지난 2016학년 1, 2학기 광고홍보학과 정기총회와 9월 초 학생회 의견수렴 간담회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주요 의견 중 하나는 ‘업계와 연계한 실무 관련 수업 확대’였다. 동국대 광고홍보학과는 학과 수업 시 이론과 실무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표적인 과목이 ‘통합적 커뮤니케이션관리론’ 강의다. 이 강의는 기업체의 마케팅 홍보부서 또는 비영리 기구의 홍보팀과 연계해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현대자동차, 제일기획, 대홍기획, SK 플래닛, 대한항공, 보건복지부 등의 기획사가 참여했다.

최근에는 팔도가 참여한 프로젝트 수업이 열렸다. 팔도 마케팅 담당자가 직접 강의 현장을 찾아 “비빔면은 여름보다 겨울 매출이 적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를 광고홍보학과 학생들에게 물었다. 

마케팅 담당자의 질문은 토론 주제가 됐고, 학생들은 강의시간에 직접 기업의 마케팅 아이디어를 짰다. ‘골뱅이 비빔면’ 등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아이디어에 직접 기업 담당자 피드백이 뒤따랐다. 

이 강의를 진행한 이철한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실무자가 직접 학생 의견에 피드백해준다. 학생들은 이론으로 배웠던 마케팅이 기업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참가 기업은 교수들이 직접 섭외한다. 섭외 시 동국대의 지리적 이점도 한몫한다. 이 교수는 “광고회사들이 신사동, 압구정동 등에 모여 있어 서울 중구에 있는 동국대로 이동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수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치했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는 제안을 먼저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업 실무자가 과제를 던지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성취감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철한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팀 과제 많은 이유? 업계 특성 반영 했죠”



동국대 광고홍보학과의 강점을 뽑자면.

과제다. 학생들에게 제시되는 과제가 많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장 밤을 많이 새우는 학과로 광고홍보학과가 뽑힐 정도다. (웃음) 특히 팀별 과제가 많다. 

팀 과제가 많은 이유는?

광고홍보 직무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광고 기획일은 팀원 사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다. 광고 일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팀을 통해 프로젝트가 이뤄진다. 팀 과제도 그런 맥락이다. 

인문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고 업계 사장들과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과 커리큘럼으로 무엇이 필요할지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이때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과목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학생들이 기술만 배워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생겨난 과목이 인문학 강의다. 인문학 강의는 ‘정답이 있는 수업보다 생각을 많이 하는 수업을 만들자’는 데서 시작됐다. 

졸업생은 어떤 분야로 진출하나?

광고기획 및 홍보기획 전문가를 비롯해 일반 기업 광고, 홍보 관리자로 진출한다. 마케팅 전문 회사로 취업도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 기업으로 네이버, 현대차, 이노션, 제일기획, 대홍기획,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꼽을 수 있다. 

광고 기획자가 갖춰야 할 능력은?

문제 해결, 커뮤니케이션, 팀 워크, 표현, 전공지식, 그래픽 및 촬영능력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이다. 고객은 제품의 효과적인 광고라는 문제해결을 위해 광고대행사를 찾느다. 광고기획자는 고객이 어려워 하는 부분을 해결해줘야 하는 것이 최우선의 역할이다. 그래서 이 분야 전공자는 무엇보다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하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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