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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근 창업지원단장 “동국대 ‘창업 파워’는 사심없는 도전정신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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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근 동국대 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이광근 동국대 창업지원단 단장

2017년 창업선도대학 협의회 회장

2016년 전국창업보육협회 부회장

2013년 동국대 창업지원단 단장

2007년 동국대 창업지원센터 센터장

2002년 동국대 식품생명공학 교수

2000년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학교 이학박사(식품과학 전공)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동국대는 2017년 전국 40개 창업선도대학 협의회의 회장교다. 지난 한해 성과평가에서는 최우수등급을 받으며 일반형 창업선도대학 중 최고금액인 31억7500만원을 사업비로 지원 받았다. 

명실공히 국내 ‘대학 창업’의 선봉에 서 있는 동국대를 이끄는 수장은 이광근 창업지원단 단장이다. 이광근 단장은 서울대와 미국 UC 데이비스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한 뒤 2002년,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동국대와 첫 연을 맺었다.

창업 전문가 출신은 아니지만, 2007년 동국대 창업보육센터 센터장직 수락과 함께 그는 매일 밤낮으로 기존 센터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학생 창업을 연구했고 마침내 동국대를 지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의 재임 중, 동국대는 단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됐다. 

- 동국대가 창업에 강한 이유는 뭔가요.

국내외, 창업환경이 우수한 학교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디자인’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것이죠. 새로운 문양을 창조해낼 줄 아는 학교가 참신한 창업 아이템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동국대는 불교 미술학과 등 불교정신에 입각한 전문학과를 기반으로 참신한 디자인을 많이 생산해내고 있죠.

특히 동국대는 일제강점기에 불교계 선각자들이 사심 없이 오직 우리나라의 교육 활성화를 위해 세운 학교입니다. 이 뜻을 물려받아 동문들도 화려하지 않지만 맑은 정신을 가졌습니다. 또 무모할 정도로 도전을 즐깁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죠. ‘박영석 프로젝트’라는 창업동아리 지원 프로그램 운영하는 것 역시 도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던 박 대장의 정신을 기리고 학생들과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 우리나라의 창업생태계는 어떻습니까.

초기, 인프라의 한계가 있는 지역대학 대신 소위 명문대들이 창업붐을 이끌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많은 명문대 졸업생이 공공기관이나 고시 쪽으로 몰려 버렸죠. 그 찰나에 동국대가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 겁니다. 동국대 학생들은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사고력이 높은 학생, 도전정신이 강한 학생 등 여러 종류의 학생이 있기에 재미있는 창업 아이템도 많이 탄생할 수 있었죠.

- 스타트업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스타트업 지원의 세 가지 요소에는 교육(education), 보육(incubation), 투자(investment)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에 중소기업청이 창업보육센터를 만들면서 본격 지원이 시작됐는데 아쉽게도 이들 센터는 보육 기능만을 주로 담당했어요. 그러다가 중소기업청 산하에 창업진흥원이 생기면서 지원이 본격화했습니다. 2011년, 정부가 17개 학교를 창업선도대학으로 첫 선정하고 조금 더 세련된 교육과 보육 기능을 제공했습니다. 동국대는 선도대학 초기 멤버로 올해까지 7년 연속 선도대학에 선정됐습니다. 

-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은 얼마나 됩니까.

창업지원단이 있는 서울 중구 필동 센터에 22개, 경기도 고양 센터에 120개가 입주해있습니다. 

- 중점을 두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동국대만의 노하우인데요. 교수를 독려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공과계열 교수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죠. 창업교과목 개설 후에 강의 교재나 조교, 초청 강연자까지 제공합니다. 그러면 창업요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보육을 위해서는 기업체 대표나 정부기관 담당자와의 창구를 열어 줍니다. 투자는 조금 어려운데요. 학교가 공정한 기준으로 자유롭게 자금을 유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하는 곳이 한양대라고 생각합니다. 한양대는 창업펀드제도가 굉장히 잘 돼 있어 저도 많이 참고합니다. 동국대의 경우, 현재 우수한 졸업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돌려받고 이를 다시 보육기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지향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정부지원금 없이 자생하는 게 목표입니다. 






- 학생들의 ‘창업 휴학’ 제도를 동국대가 최초로 도입했는데요.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접한 창업 전문 교수들이 직접 창업휴학을 제안했고 학교 역시 어렵지 않게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요즘은 정부차원에서도 창업휴학을 권하는 추세가 됐죠. 

- 창업지원단의 지난해 성과는 어떻습니까. 

창업선도대학의 역할은 정부 지원금을 유망한 기업에 적절히 투자해 높은 매출과 활발한 고용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31개 기업에 지원했는데 이들 기업이 5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93명을 신규 고용했습니다. 덕분에 올해는 창업지원단 역사상 최고 금액인 31억7500만원을 지원받았고 40개 이상 기업에 지원하는 게 목표입니다. 




-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어떤게 가장 필요합니까.  

교육입니다. ‘기업가정신’을 길러줘야 하죠. 그래서 올해 동국대는 전교생 대상 필수 교양과목으로 ‘기업가정신’을 신설했습니다. 또 그러려면 교수가 움직이는 게 핵심입니다. 학과별로 창업담당 교수가 한 명씩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얼마 전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학생창업이 가장 활발한 학과를 조사했는데 공대나 경영대가 아니라, 창업 전문교수를 보유한 학과였습니다. 한 명의 교수가 학생과 학과 전체를 바꾸는 거죠. 학생을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시키고 전문 교수의 지도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동국대 창업지원의 모토입니다. 

- 창업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인식은 어떻습니까.

그건 학교와 교수가 하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앞서 말했듯 기업가정신을 배운적이 없는 데다 다소 수동적입니다. 교수가 적극적으로 도움만 준다면 날개를 달 것입니다. 동국대는 전공교수 5명과 창업중점교수 5명을 중심으로 학생 창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노력으로 학생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죠.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 창업 경연대회가 너무 많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창업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국내에 창업 붐이 일어난다면 그보다 좋은 건 없으니까요. 하지만 전문적으로 상금만 좇는 학생을 걸러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동국대는 평가기준을 최대한 공정하게 세우려고 노력중입니다. 

- 학생 창업이 취업의 대안이 될 수있을까요.

저는 평소에 ‘취·창업’이라고 표현합니다. 취업과 창업을 동일하게 보죠. CEO 경험이 취업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 역시 학생들에게 100% 창업에만 기대지 말라고 말합니다. 아이템이나 구성원 역량에 따라 성과도 천차만별이니까요. 대신 동국대는 기업별로 등급을 매겨서 모든 창업자를 끌어안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 보육 기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학생, 교원, 일반인 모든 분야 기업이 다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창업의 경우 2011년, 학교가 창업동아리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과정을 함께 해온 ‘아트쉐어(artshare)’라는 곳입니다. 불교디자인과 학생으로 이뤄졌고, 명화나 신진작가의 작품을 입힌 폰케이스를 판매했죠. 당시 창업선도대학 아이템사업화를 통해 약 1억 원을 지원했는데 최근 제품 라인업을 여행 가방이나 문구류 등까지 확대하고 10억 원대 수출도 달성했어요. 현재도 동국대 BI에 입주해있고요.

일반인 기업 중에는 ‘잇팩(itfact)’이라는 인터넷 장비 제작업체가 있습니다. 창업 초기만 해도 임대료에도 허덕였는데 얼마 전, 이 근처에 5층짜리 사옥을 장만했죠. 가끔 지나가면서 건물을 바라보면 제가 다 뿌듯하더라고요. 교수 창업은 김소현 의생명공학과 교수가 만든 의료기기숍인 PCL입니다. 올 2월에는 코스닥에도 상장됐습니다. 

- 창업보육센터 사이에서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치열할 텐데요. 이들 기업이 동국대 센터에 입주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평당 8~9만원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입주 경쟁률이 평균 4~5대 1에 달하합니다. 인프라 덕인데요. 서울 필동 센터의 경우 서울 한 복판인데다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합니다. 내다팔 수 있는 시장도 가깝고요. 또 언제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교수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대학 창업 현장의 전문가로서 제언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창업은 관 주도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조금 더 다양한 시각을 접하려면 역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겠죠. 기관장에 과감히 외부 전문가를 발탁해 새로운 시각을 창출해주기를 바랍니다. 

-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도전정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생들에게 늘 지도교수든, 창업교수든 아니면 창업지원단 매니저든 전문가를 계속 만나보라고 당부합니다. 앉아서 고민만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아요. 특히 여러 학생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느끼는 가장 큰 문제점이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본다는 거예요. 무소의 뿔처럼 가세요. 고민만 하면 되는 게 없어요. 일단 실행하고 위기에 부닥쳤을 때 다른 목표를 정하면 됩니다. 

대담 장승규 편집장

정리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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