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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보고 있을 때 아니다"…내년 투자판 흔들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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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보고 있을 때 아니다"…내년 투자판 흔들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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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자산운용이 2027년 투자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ABC’를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채권(Bond), 가상자산(Crypto)이다. AI 투자가 국내외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높아진 금리는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이고, 가상자산은 제도 정비를 전제로 새로운 투자시장을 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나자산운용은 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하나자산운용 출범 3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날 ‘2027년 시장전망’ 발표에서는 양승후 주식운용본부장, 전나영 채권운용본부장, 김준래 글로벌멀티에셋운용본부장이 국내외 투자환경과 자산별 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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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식에서는 반도체 이익 증가가 국가 재정과 기업 재투자, 주주환원으로 확산되는 흐름에 주목했다. 채권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를 3.5% 안팎으로 예상하면서 4%대 채권금리의 투자 매력을 강조했다. 글로벌 주식에서는 높은 자금조달 비용을 웃도는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연간 영업익 280조...코스피 레벨업
    양승후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기업의 이익 창출력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익 증가를 이끄는 동시에 다른 산업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두 회사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113조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약 120%로 제시했다.

    최근 반도체 주가에는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높은 금리 부담이 반영됐지만, 기업의 이익 전망과 중장기 수요를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사업·실적과 거시환경에 대한 시장의 우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판단이다. 양 본부장은 “한발 물러서서 큰 숲을 본다면 메모리의 중장기 성장성은 크다”며 “메모리 사용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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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와 스마트폰, 클라우드 서버에 이어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수요처로 자리 잡았고, 앞으로 스마트글래스와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등으로 사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장비의 교체주기를 약 5년 안팎으로 보면서 신규 투자에 교체 수요까지 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의 안정적인 메모리 확보 수요도 주목했다. 양 본부장은 일부 장기공급계약이 최소 5년간 구속력을 갖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계약이 메모리 업체의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계약 조건은 기업과 고객별로 다를 수 있다.


    그는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약 280조원으로 예상했다. 발표에서 제시한 지난해까지 25년간 누적 영업이익 약 145조원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두 수치는 발표자의 전망과 집계에 따른 것이다. 올해 3분기 처음 100조원을 넘긴 실적 지표는 매출로, 매출은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은 83조3338억원이었다.


    양 본부장은 이러한 이익 증가가 국가 재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발표에서는 국세수입이 2025년 약 374조원에서 2027년 약 584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비교를 제시했다. 두 시점 간 차이는 약 210조원이다. 정부의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2026년 추가경정예산 대비 증가액은 약 168조9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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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난 세수를 미래 성장 기반에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AI 인프라와 차세대 산업 육성 등에 활용하면 현재의 이익을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 본부장은 노르웨이를 사례로 들었다. 북해 유전에서 얻은 수익을 국부펀드에 축적하고 해외자산에 투자한 것처럼, 한국도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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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역시 늘어난 현금을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투입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인수·합병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주주환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규모를 합계 약 300조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두 회사가 확정한 환원 계획과는 구분되는 발표자의 예상치다.

    양 본부장은 “국가의 투자, 기업의 재투자, 주주환원이라는 세 가지가 맞물린다면 5년 뒤 한국 경제의 위상과 코스피지수는 지금과 전혀 다른 수준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기준금리 3.5% 안팎…4%대 채권금리 매력 커져
    전나영 채권운용본부장은 내년 채권시장의 핵심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과 높아진 절대금리를 제시했다. 금리 상승이 기존 채권 가격에 부담을 주지만 신규 투자자가 확보할 수 있는 이자수익은 커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 본부장은 “2027년 채권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 투자기회가 커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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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올해 채권 투자환경이 어려웠던 이유로 성장과 물가, 환율, 부동산 등 여러 요인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점을 꼽았다.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률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의 1500원 상회, 서울 아파트 가격의 86주 연속 상승 등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2.5%에서 3.0%로 높아졌고 10월에는 동결됐다. 전 본부장은 향후 한두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를 3.5% 안팎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AI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이어져 국내 경제가 2년 연속 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증가가 기업 투자와 가계소득, 소비 회복으로 확산되고 세수 확대가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성장세가 강해지는 만큼 물가의 빠른 하향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가와 환율 등 비용 측면의 부담이 컸다면 내년에는 소득과 소비 회복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2%대 중반에서 쉽게 내려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높은 금리가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채권 투자 시점을 기준금리 인상 종료 이후로만 잡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채권금리가 향후 통화정책을 먼저 반영하면서 기준금리보다 앞서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본부장은 “채권금리의 정점은 기준금리의 정점에 선행한다”며 “4%라는 매력적인 절대금리가 나오고 있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에는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제시한 3.5% 안팎은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이며, 4%대는 투자 매력을 평가한 시장 채권금리 수준이다. 높은 수준에서 이자수익을 확보하면서 향후 시장금리 안정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국채 수급 여건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로 세수가 확대되고 미래대응기금 운용이 더해지면 국고채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건전성이 부각될 경우 외국인의 국채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에 가까워지는 시기에 주목했다. 기준금리가 일정 수준에 머물더라도 시장금리가 안정되면 회사채와 국채의 금리 차이인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축소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내년에는 발행기업의 신용도에 따른 차별화 역시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우드 설비투자 1.1조달러 전망…수익성 따라 주가 갈린다
    김준래 글로벌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내년 글로벌 시장의 핵심 변수로 미국 금리와 AI를 제시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는 이유를 이해하고 그 환경에서도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가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한때 5.3% 수준까지 오른 배경으로 성장과 재정을 꼽았다. 발표에서는 연초 이후 금리 상승 폭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분은 약 0.1%포인트에 그쳤고, 나머지 대부분은 실질금리 상승으로 설명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면 물가가 안정되더라도 금리가 크게 하락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정부의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부담도 금리를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요인으로 봤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40조달러를 넘고, 정부 지출 100달러 가운데 약 15달러가 이자로 나가는 상황이라는 수치도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은 금리가 내려서 오르는 장이 아니라 이 높은 비용을 넘어설 만큼 버는 기업이 오르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판단 기준으로는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제시했다. 기업이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나 이익을 내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매출 성장과 함께 자본조달 비용을 웃도는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빅테크와 신생 클라우드 기업 간 차이도 강조했다. 발표에서는 구글 클라우드의 영업이익률이 약 2년 사이 9%에서 35.6%로 높아졌다는 수치와 구글의 차입금리 5.8%를 각각 제시했다. 다만 영업이익률과 차입금리는 산출 기준이 달라 직접적인 배수 비교로 투자수익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신생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에 대해서는 기존 단가를 적용한 사업수익률이 6%대인 반면 자본비용은 11.8%에 이른다는 분석을 소개했다. AI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기업별 조달 여건과 투자 조건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김 본부장은 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 5곳의 설비투자가 올해 약 8000억달러에서 내년 약 1조10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제시된 반올림 수치 기준 증가율은 약 37.5%다. 클라우드 3사의 수주 잔액은 해당 투자에서 목표수익을 내는 데 필요한 매출의 약 1.7배이며, 영업이익은 2028년까지 연간 24% 안팎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AI 투자가 미국 성장의 3분의 1 이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성장의 중심이 달라진 만큼 기업을 보는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대상으로는 반도체를 여전히 중심에 둘 만한 업종으로 꼽았다.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반도체 매출로 연결되고, 엔비디아의 ROIC는 자본비용의 4배를 웃돈다는 분석이다. 소프트웨어와 사이버보안, 클라우드도 관심 분야로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 주가를 가르는 것은 빌리는 비용보다 더 많이 버느냐”라며 “2027년 글로벌 주식은 핵심 성장주를 지키되 종목과 테마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현 ETF본부장은 내년 키워드 ‘ABC’와 관련해 AI 기반시설에 이어 의료 등 활용 산업에서 투자 기회를 찾겠다고 밝혔다. 미국 회사채에서도 6~7% 수준의 금리가 제시되고 있다며 채권형 상품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현물 ETF는 법률과 제도 정비를 전제로 새로운 상품 시장이 열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3년이 가능성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년은 더 큰 성장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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