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공모에서 서류와 면접심사 모두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임명된 하동근 사장이 인사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사 과정에 외부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특별한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에너지 공기업 국정감사에서 하 사장의 임명 경위에 대해 추궁했다.
ADVERTISEMENT
이에 하 사장은 "주례가 그렇게 특별한 게 아니고 제가 그때 활동을 하면서 주례를 40회 정도 섰는데 그중의 하나"라며 "주례가 가져올 수 있는 특별한 관계라든지 이런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나 의원은 사장 공모에 지원하게 된 경위를 따져 물으며 "김현지 실장이 여기 가라고 그랬나"라고 묻자 하 사장은 "안 했다"고 했다.
ADVERTISEMENT
그러자 나 의원은 "소가 웃을 것 같다"며 "정권이 교체되면 정권 창출에 기여했던 분들을 공공기관의 장으로 보내기도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좀 더 적절한 데 가셔서 일해야 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하 사장의 자기소개서를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자기소개서 내용을 다 가렸다"며 "공사 사장에 지원하게 된 동기, 경위를 말해달라"고 했고, 하 사장은 "지역에서 에너지교육운동을 10년가량 해왔다"며 "환경운동은 30년 넘도록 해왔다. 지역난방공사는 제가 하고 있는 에너지교육이 현실화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기관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나 의원은 또 "자기소개서에 에너지 교육은 안 쓰여 있다. 자기소개서도 블라인드 처리하고 제출했다. 분량부터가 불량하다"며 왜 가렸냐고 물었고 하 사장은 "제3자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역이 있다"고 했다.
나 의원은 거듭 "제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자기소개서에) '투쟁'이라는 단어를 10번 이상 썼다고 한다. 지역난방공사가 뭐하는 곳인가"이냐고 쏘아붙였다.
ADVERTISEMENT
하 사장은 "난방공사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해 언어 사용에 약간의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나 의원이 지역난방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 사장은 올해 사장 공모 서류심사에서 85.8점을 받았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지원자 8명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였다.
ADVERTISEMENT
면접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하 사장은 81.42점으로 면접 대상자 5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류와 면접심사의 '해당 분야 지식과 경험' 항목에서 하 사장에게 최고 등급인 A등급을 준 심사위원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하 사장은 공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최종 추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지난 4월 사장으로 임명됐다.
ADVERTISEMENT
하 사장은 에너지 공기업 경영자보다는 시민·환경단체 활동가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성남환경운동연합 창립대표와 판교환경생태학습원장, 환경교육센터 이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의 결혼식에서는 주례를 맡기도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