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들이 삼성그룹 보안 계열사 에스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23%를 소각하는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점을 반영했다. 주가 역시 최근 선전하는 흐름을 보여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에스원은 전일 대비 0.1% 하락한 9만7500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횡보하는 데 그쳤지만, 직전 거래일인 지난 15일엔 13.89% 급등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단계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가 발동된 끝에 코스피가 7.57% 급락했지만, 이 종목은 13% 넘게 치솟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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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서도 에스원이 돋보이는 흐름을 보인 것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공시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때문이다. 에스원은 4500억원을 투입해 발행주식의 약 12%인 454만5454주를 공개매수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418만8939주(11.02%)도 11월까지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두 물량을 합치면 전체 발행주식의 약 23%에 달한다.
특히 신규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9만9000원으로 책정한 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14일 종가인 8만5700원보다 15.5% 높은 가격이다. 회사가 시장가격에 상당한 웃돈을 얹어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공개매수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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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의 주주환원 정책은 일회성 자사주 소각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현재 보유한 현금 9200억원과 향후 3년간 예상되는 잉여현금흐름(FCF) 48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을 바탕으로 운전자금과 성장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거 3년간 53%였던 누적 주주환원율을 향후 3년간 134%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개선도 예상된다. 기존 보유 자사주에 더해 신규 매입 물량까지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동일한 이익을 내더라도 주당순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도 13~15%로 제시했다.
증권가 역시 에스원의 주주환원 정책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과 흥국증권은 16일 에스원의 목표주가를 각각 12만원으로 높였고, LS증권은 기존 8만8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30.7% 올렸다. 특히 LS증권은 투자의견도 기존 '중립(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했다.
이번 목표주가 상향은 실적 개선보다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 재평가에 무게를 둔 것이다. 에스원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7167억원, 영업이익은 5.3% 늘어난 65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증권가가 기업가치 평가를 높인 직접적인 계기는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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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조가 당분간 긍정적인 주가 모멘텀을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LS증권은 신규 자사주 소각 효과를 EPS에 반영하는 한편, 목표주가 산정 과정에서 일본 보안업체 세콤(SECOM)의 주가수익비율(PER) 22배를 할인 없이 적용했다.
황성진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주주환원 방안이 기존 수준과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흥국증권은 에스원의 2027년 영업이익이 올해 예상치보다 22.3% 증가한 254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가치 상승에 내년 실적 회복까지 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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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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