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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손목 끈 묶고 달렸다"…등산 즐기던 부부에 무슨 일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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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손목 끈 묶고 달렸다"…등산 즐기던 부부에 무슨 일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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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닝 업계가 시각장애인 등 새로운 수요층으로 저변을 확장하고 있다. 등록된 시각장애인 중 운동 가능 연령대 인구는 8만명. 하지만 '동반 주자'가 없으면 출발선에 서기 힘든 탓에 실제 참여 인구는 200여명에 불과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식이 '가이드러닝'인데,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와 비장애인 가이드러너가 전용 끈으로 손목을 연결한 채 방향과 속도, 노면 상태를 공유하며 함께 달리는 것이다. 최근 전국하프마라톤대회 등에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손목 끈을 묶고 코스를 완주하는 포용적 달리기가 조명받으면서 휠라는 이달 좌우를 구분할 수 있는 점자가 새겨진 시각장애인용 러닝화를 출시하고 전문 코너를 신설하는 등 업계가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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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최근 러닝 열풍과 맞물려 있다. 국내 달리기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커지면서 호카, 아식스 등 기능성 전문 브랜드들 매출이 최근 3년 사이에 2~4배 이상 급성장했다. 대중적 인기 속에 달리기 문화가 외연을 한층 넓히는 모양새다.
    땀 흘리는 파랑달벗 훈련 현장

    시각장애인들의 운동 환경 자체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지난 12일 저녁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선선한 가을바람 속에서 여느 러닝 크루 못지않게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동아오츠카의 시각장애인 가이드러닝 프로그램 '파랑달벗' 3기 훈련 현장을 찾았다.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루프밴드 트레이닝, 코어 운동, 지속주와 인터벌 트레이닝 등 8주간의 체계적 커리큘럼을 거치는 이 프로그램은 시각장애인 러너 1명에 가이드러너 2명이 붙는 3인1조로 훈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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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부부 파트너로 참여한 가이드러너 최인아 씨와 시각장애인 러너 허병훈 씨는 "주변 추천으로 프로그램을 접했다. 젊을 때는 등산과 바이크를 즐겼지만 나이가 들면서 위험해져 러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각장애인들이 달리는 것에 대한 자유로움을 갈망하는데 그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부가 함께 세운 목표는 다음달 마라톤 대회에서 10km 코스를 한 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이다.

    허 씨는 기록 측정용 스마트워치 '가민' 장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아내와 유쾌한 실랑이를 벌였던 일화를 전하며 웃음을 더했다. 음성 지원 기능이 빠진 보급형 모델을 구매하는 바람에 아쉬웠다는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최 씨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두터운 사회적 관계와 일상의 활력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20년 마라톤 후원서 인프라 구축으로 진화

    파랑달벗 3기 프로그램을 기획·관리하는 동아오츠카 권민지 커뮤니케이션팀 주임은 "러닝 열기에 발맞춰 이제는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마라톤 대회에서 가이드러너가 함께 뛰는 모습을 인상 깊게 보았거나 저마다의 특별한 사연을 품고 지원한 참가자들이 많다"며 "기수가 더해질수록 이들의 참여 의지와 열정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동아오츠카의 러닝 지원은 2008년 서울마라톤 공식 음료 후원과 임직원들의 급수대 봉사라는 물리적 지원에서 출발했다. 이후 2018년 자체 러닝 크루 '라이브스웨트'를 출범시키며 소비자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혔고, 최근에는 파랑달벗을 통해 시각장애인 가이드 러닝 교보재를 한국어와 영어 버전으로 동시 배포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 복지관 및 특수학교 교사 등을 가이드러너로 꾸준히 육성해 전국 단위의 전문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져나갈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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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 주임은 "현재 서울과 부산 등으로 활동 거점을 넓혀온 파랑달벗 프로그램은 향후 전국 5개 지역까지 확대될 예정"이라며 "단순 후원을 넘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달릴 수 있는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안착시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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