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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TSMC·삼성전자겠나"…머스크 돈 쏟아붓는데 '절레절레' [강경주의 테크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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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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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히 TSMC·삼성전자겠나"…머스크 돈 쏟아붓는데 '절레절레' [강경주의 테크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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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 도전했다. 재계에선 기술에 대한 머스크 CEO의 집요함이라면 반도체 자체 조달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현장 엔지니어들 사이에선 수천 개의 미세 공정을 통합하고 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단위의 오차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테라팹이 뭐길래…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일괄 구축
      9일 머스크 CEO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TSMC가 원한다면 테라팹 부지 일부를 재임대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역할은 없다"며 "(테라팹은)우리가 공장을 직접 짓고 운영할 것이며 이 점에는 일말의 의문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머스크 CEO는 TSMC가 테라팹 공장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유하면서 "논의 단계"라며 "뭔가 나올 수도 있다"고 TSMC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는 내용을 전했다.

      머스크 CEO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협력을 시사하자 앞서 테라팹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인텔 주가는 이틀 동안 5.7% 떨어졌다. 반면 TSMC 주가는 2.7% 오르며 역대 최고 종가인 주당 485.8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중견 은행인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연구원은 "인텔이 테라팹에 참여하지 않거나 여러 팹 기술 제공업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 투자자들은 인텔을 재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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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라팹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필요로 하는 엄청난 물량의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생산망 자체를 구축하는 초거대 파운드리 프로젝트다. 머스크 CEO는 지난 3월 테라팹 구상을 공개하면서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인공지능(AI) 연산용 칩 규모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물량의 2%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면서 지금의 칩 생산량을 기다릴 수 없어 자체 조달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전력 기준 1테라와트(TW) 이상의 컴퓨팅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TSMC나 삼성전자 등 기존 파운드리의 증설만으로는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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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라팹의 의미는 단순히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테슬라 전용 칩인 AI5·AI6와 스페이스X가 우주에서 사용할 컴퓨팅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단계부터 웨이퍼 제조, 패키징, 테스트까지 하나의 공급망에서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월부터 미국 텍사스에 있는 기가팩토리에 약 30억달러를 투입했다. 반도체 공정과 장비를 시험하고 실제 생산 가능성을 검증하는 연구·시험용 반도체 공장인 리서치 팹 착공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월 수천 장 수준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로직과 메모리 반도체를 실제로 만들면서 제조 기술과 장비를 검증하는 시험 생산시설 역할을 할 예정이다.


      다음 단계는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대규모 생산시설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8월 미국 텍사스주 그라임스카운티를 대규모 테라팹 부지로 확정했다. 1단계 투자 규모만 168억달러 이상이며 전체 단계에 걸쳐 최대 1190억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자체 공급용 파운드리 건설 사업이다. 신규 고용은 약 3000명이 계획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로직과 메모리 웨이퍼 제조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까지 한 캠퍼스에 모으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공개된 일정을 보면 테라팹은 리서치 팹 착공 이후 장비와 공정을 검증하고, 이후 그라임스카운티 생산시설을 건설해 장비를 들여온 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 순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구체적인 대규모 양산 시작 시점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앞으로 2~3년이 실제 양산공장에 어떤 장비와 공정을 적용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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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연구원은 "초기 로직 반도체 생산에는 인텔의 14A 공정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테슬라는 테라팹에서 인텔 14A를 활용할 계획을 밝혔고, 인텔도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처음부터 자체 선단공정을 개발하기보다는 인텔이 축적한 미세공정 기술과 제조 경험을 활용해 생산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연구원은 "테라팹의 핵심은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 하나 더 생긴다는 데 있지 않다"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라는 대형 수요처가 직접 반도체 생산자로 변신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현장의 냉정한 평가

      앞서 삼성전자 또한 테라팹 프로젝트 지원을 요청받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삼성전자는 직접 참여 대신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에서 테슬라를 위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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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약 165억달러(약 22조167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33년 말까지로,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AI5와 AI6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AI6 생산에는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이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물량은 연내 가동을 앞둔 테일러 1공장의 초기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수주로 평가된다.

      증권가는 머스크 CEO의 파운드리 도전을 긍정적으로 봤지만, 실제 반도체 현장에선 현실화하기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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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돈을 쏟아붓고 최첨단 장비를 들여놓는다고 결과가 즉각 나오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수백 개 공정의 미세한 조건을 맞춰가며 수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쌓이는 노하우가 핵심이고, 이건 단언컨대 단기간에 살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장비 한 대를 설치하는 것보다 그 장비를 실제 양산 수율에 맞게 튜닝하고 공정 간 최적 조합을 찾아낸 뒤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훨씬 어렵다"며 "최소 30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TSMC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 역시 "팹을 짓는 것 자체는 자본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웨이퍼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결함 하나, 공정 조건 몇 초의 차이가 수율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운드리는 산업계에서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분야인 만큼 사실상 TSMC와 삼성전자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솔직히 머스크 CEO가 스타십을 화성에 보내는 것보다 테라팹 수율을 안정적으로 뽑아내는 게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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