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 최초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하 약 300m 깊이의 벙커까지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현무-5’도 시찰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불법 사이버 활동 제재 조치 카드와 비교하면 한반도 정세 불안과 북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낮은 수위의 대응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이 시험 발사를 참관한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는 우리 기술로 개발 중인 핵심 전략자산이다. 로켓 추진체로 대기권 상층부까지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추진체와 분리된 후에는 대기권 내 30~70㎞ 고도에서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한다. 포물선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궤적으로 목표 타격 지점을 바꾸며 비행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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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참관 현장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가 미래의 우리 안보를 지키는 든든한 전략 자산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개발과 배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군은 2030년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청와대는 “시험발사 성공은 한반도 전장 환경에서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억제 수단을 확보할 준비가 완료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시험 발사 참관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의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 시험 발사 참관은 지난달 21일 DMZ에서 북한군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 3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여 만에 이뤄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마찬가지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지 5일 만이다. 김정은의 미사일 발사 참관은 우리 군이 발표한 DMZ 지뢰 폭발 사건 조사 결과를 “자작 광대극”이라고 비난한 직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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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의 시험 발사 참관 배경을 설명하면서 자주국방 역량을 강조했을 뿐 DMZ 지뢰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최현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DMZ 사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여론이 있는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은 5일 DMZ 폭발 사고에 대한 ‘단호한 대응’ ‘상응 조치’로 북한군 지뢰를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이날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를 시찰하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것도 국내 비판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무-5는 지하 벙커는 물론 북한 전쟁지휘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 담화에서 우리 정부가 의료장비 지원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면제 요청서를 발송한 사실을 언급하며 “불량배들이 이번에는 갑자기 선의를 주제로 한 또 다른 광대극을 연출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에 대한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의 국법을 거스르는 엄중한 주권 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재영/김다빈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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