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권 발행 조건과 연결하는 등 지속가능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공시와 위험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채권 인수와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을 통해 기업의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지속가능금융 채권 인수와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 실적은 1조4364억원으로 집계됐다. 녹색채권 등 ESG 채권뿐 아니라 기업의 환경·사회적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금융조건이 바뀌는 지속가능연계채권(SLB)으로 주관 업무를 넓히고 있다.ADVERTISEMENT
지난해 단독 주관한 한국서부발전의 5년 만기 600억원 규모 SLB가 대표 사례다. 서부발전은 2027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보다 32.4%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만기 상환 때 투자자에게 추가 프리미엄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감축 목표 이행 여부가 발행사의 자금조달 비용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녹색채권과 SLB는 자금 사용과 성과 평가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녹색채권은 조달 자금을 친환경 사업에 투입하는 채권이다. 반면 SLB는 자금을 특정 사업에만 쓰도록 제한하기보다 발행사가 정한 지속가능성 목표의 달성 여부를 금융조건과 연계한다. KB증권 관계자는 “ESG 금융의 초점을 단순히 친환경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에서 기업의 구체적인 전환 목표와 성과를 금융과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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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체계도 정비했다. KB증권은 올해 발간한 ‘ESG 리포트 2025’에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의 공시기준을 반영했다. 거버넌스와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를 중심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데이터북에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의 정량 자료를 담았다. KSSB는 지난 2월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의 일반 요구사항과 기후 관련 공시를 담은 기준서 제1·2호를 제정·공표했다.
ESG 정보는 기업의 비용과 투자, 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사회적 위험을 투자자가 판단하는 데 쓰인다. KB증권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자연자본과 인권 관련 위험으로 관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자연자본은 물과 토양, 산림 등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자연 자원을 뜻한다. 기업이 이들 자원에 얼마나 의존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환경위험을 평가할 때 고려할 항목이다.
KB증권은 ESG에 투자 개념을 결합한 ‘ESG 플러스’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정비하면서 증권업과 관련된 ESG 투자 업무를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임직원 대상 교육도 진행했다. 올해 7월에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를 초청해 기후위기와 지속가능금융을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그룹 차원에서는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50조원으로 늘리는 ‘KB 그린 웨이브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환경 부문 목표는 25조원이다. 지난해 말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는 36조9000억원, 환경 부문은 20조8000억원이었다. KB증권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ESG경영과 공시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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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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