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구직급여(실업급여) 수급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 수급자만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퇴직 이후 기간제·단시간 일자리로 재취업했다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구직급여를 받는 ‘회전문’ 구조가 고착화하면서다. 노동시장이 이들의 경력과 숙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실업급여가 사실상 고령층의 소득 공백을 메우는 부양비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0세 이상 수급자가 전체 30% 넘어
5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구직급여 현황’에 따르면 60세 이상 구직급여 수급자는 2021년 40만3000명에서 지난해 48만4000명으로 8만1000명(20.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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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177만5000명에서 172만2000명으로 5만3000명 줄었다. 연령대별로도 29세 미만은 29만9000명에서 25만8000명으로 13.7%, 40대는 33만8000명에서 28만4000명으로 16.1% 감소했다. 사실상 전 연령대에서 수급자가 감소했지만 60세 이상에서만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2.7%에서 지난해 28.1%로 5.4%포인트 높아졌다. 올해는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올해 1~8월 기준 60세 이상 구직급여 수급자는 40만3000명으로 전체 수급자 133만3000명의 30.2%를 차지했다. 불과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급자의 약 83.3%에 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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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에게 지급된 구직급여는 2021년 3조713억원에서 지난해 3조8955억원으로 2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구직급여 지급액은 12조624억원에서 12조3655억원으로 약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액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5.5%에서 지난해 31.5%로 6%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50대와 60세 이상 수급자가 각각 87만9000명으로 전체의 51.0%를 차지했고, 이들에게 지급된 구직급여도 6조7494억원으로 전체 지급액의 54.6%에 달한다.

○주된 사업장 퇴직 이후 계약직→실업급여 전전 '악순환'
이는 정년 이후 재취업이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기 계약직을 거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60대 초반 재취업자의 46.8%는 계약직이었다. 50~54세 재취업자의 계약직 비중이 14.3%인 것과 비교하면 60~64세가 되면서 계약직 비중이 세 배 이상으로 뛰는 셈이다.
지난 9월 발표된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보면 300인 이상 기업의 직접고용 인원은 올해 10만7000명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가 6만7000명 늘었다. 직접고용 증가분의 60% 이상이 기간제인 셈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고령화에 따른 정년 도래자의 기간제·단시간 재고용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정년퇴직→기간제 재취업→계약 종료→구직급여 수급→재취업’이라는 회전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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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조업 숙련공이나 기술직, 관리·감독 경험자처럼 오랜 기간 현장에서 축적한 숙련을 갖춘 인력까지 단순 노무나 단시간 일자리로 재취업시키는 것은 노동력 활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고용정책의 초점을 단순한 ‘취업자 수 늘리기’에서 ‘재취업 일자리의 질 높이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에 대한 지원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단순히 고령자를 채용한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하기보다 고령자의 고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했는지를 평가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용유지기간, 상용직 여부, 근로시간, 임금수준, 직무훈련 여부 등을 지원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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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상 의원은 “정부가 합리적인 고용연장제도 설계를 차일피일 미룬 사회적 비용이 고령층 실업급여 급증 등의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며 “청년은 물론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고용연장제도를 신속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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