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일본에서 구입한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를 뜻하는 이른바 ‘스시자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본 의학계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약물 남용에 강한 경고를 내놨다. 급격한 체중 감량과 과도한 식사 제한을 병행할 경우 케톤체가 급증해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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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요미우리신문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비만학회는 지난 3일 마운자로 등 당뇨병·비만 치료제를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과도한 식사 제한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부적절한 사용이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학회는 성명 전문을 5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마운자로는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주사제다. GIP와 GLP-1이라는 두 종류의 호르몬 수용체에 작용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한다. 일본에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돼 2023년 4월부터 판매됐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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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 때문에 당뇨병이 없는 사람까지 미용이나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자유진료 형태로 비만 치료를 내세운 병·의원과 온라인 진료를 통해 처방하는 사례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비만학회는 특히 마운자로를 투여하면서 식사를 지나치게 줄여 급격히 체중을 감량하는 행위를 경계했다. 체내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지방 분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케톤체’가 증가한다. 케톤체가 과도하게 쌓이면 구토와 복통, 심한 권태감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의식장애와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액 내 케톤체가 지나치게 늘어나 산성화되는 ‘케토산증’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학회는 최근 비만이나 당뇨병이 없는 사람 가운데 이 같은 건강 이상을 보이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명을 정리한 오가와 와타루 고베대 특명교수는 “식사 제한에는 건강상의 위험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약물을 사용한 뒤 구토와 복통, 극심한 피로감 등 케톤체 증가가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약물 사용과 과도한 식사 제한을 중단하고 의료기관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 무리하게 체중을 줄일 필요가 있는지부터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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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의 다이어트 목적 사용에 따른 부작용 문제는 이미 일본에서도 불거졌다. 도쿄신문은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자료를 토대로 일본에서 마운자로 판매가 시작된 2023년부터 최근까지 보고된 부작용 사례가 950여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적어도 35건은 다이어트나 미용 등 승인된 목적 이외의 사용과 관련된 사례라고 보도했다.
위장장애 저혈당 등 부작용 위험
일본 정부와 제약사도 부적절한 사용을 문제로 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회의 자료에서는 미용·체중 감량 목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례에서 위장장애와 저혈당뿐 아니라 케토산증 등 중증 부작용이 보고됐다는 설명이 나왔다.일본비만학회는 이전부터 비만 치료제의 적정 사용을 강조해왔다. 학회는 기존 성명에서 비만증 치료용으로 승인된 위고비와 젭바운드와 달리 같은 계열 성분을 사용한 오젬픽과 마운자로는 각각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별도 의약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치료 효과가 크더라도 승인된 대상과 의료진 관리 아래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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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기업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일본 내 마운자로 판매액은 1300억엔으로 전년보다 3.2배 늘어 전문의약품 4위에 올랐다. 일본 인플루언서 유이피스는 지난 5월 유튜브 방송에서 참가자에게 "마운자로 맞아"라고 권하며 자신도 5㎏을 뺐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 처방 서비스 홍보대사로 내정됐던 그는 비판이 커지자 사과하고 취임을 철회했다.
한국에서는 최근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마운자로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초밥을 뜻하는 ‘스시’와 마운자로를 합친 ‘스시자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일본 현지 처방이나 구매대행 등을 통해 약을 구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데 따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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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의학계가 잇달아 경고에 나서면서 가격 차이를 이용한 ‘원정 처방’이나 미용 목적 사용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마운자로는 단순한 체중 감량제가 아니라 강력한 대사 작용을 일으키는 처방의약품인 만큼, 당뇨나 비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식사를 극도로 줄이며 사용하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일본비만학회의 판단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