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8∼30세 남성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와 사업자 등록 등에 병역 관련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최근 추가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집 기피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입수한 유출 문건을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관련 규정이 강화되면서 징집 대상 연령대 남성은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매매, 사업체 소유자 등록에 앞서 병역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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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이 문건이 지난 9월15일 러시아 연방공증인협회가 지역 공증인협의회에 보낸 서한이라고 전했다. 콘스탄틴 코르시크 연방공증인협회 부회장 명의의 서한에는 소집통지서를 받은 시민이 병무기관에 출석하도록 하기 위해 임시조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한은 또 병역의무법 제22조를 인용해, 병역 등록을 마쳤거나 등록 의무가 있음에도 등록하지 않은 18∼30세 남성 가운데 예비역이 아닌 사람은 징집 대상이라고 명시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병역 기피자의 경제·사회 활동을 사실상 제한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병력 동원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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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러시아 현지 보도를 인용해 이 조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공증인이 징집 연령대 남성의 위임장 인증을 거부하거나, 위임장 발급 전 소집통지서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라고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위임장이 있으면 당사자가 출국한 뒤에도 대리인이 재산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역을 피하려는 해외 이주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신문은 해당 서한이 러시아 전역의 지역 공증인협의회로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칼리닌그라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실제로 접수됐는지는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병역법상 18∼30세 남성은 병무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필요시 전투에 동원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징집 대상을 넓히는 한편, 병역 회피를 목적으로 한 재산 처분이나 출국을 제한하는 법규를 강화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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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도시 중산층의 반발을 우려해 대규모 동원을 피해 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달 국가두마(하원) 선거에서 여당 통합러시아당이 전체 450석 중 349석을 얻어 압승하자, 이를 발판으로 징집 규모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반정부 인사로 소련군과 러시아군에서 복무한 퇴역 중령 세르게이 굴랴예프는 "이번 서한이 러시아가 신규 병력을 시급히 필요로 한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국이 국민의 출국을 막고 병역 등록을 강제하려고 일상생활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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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증가하는 사상자를 메우기 위해 병력 모집을 늘리고 있지만, 올해 들어 새로 충원한 병력보다 더 많은 병력을 잃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달에만 러시아군 4만6000여명이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것으로 추산되며, 개전 이후 누적 사상자는 150만명을 넘어섰다.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매년 두 차례 징집을 실시해 왔고, 신규 징집 인원은 통상 10만명 수준이었다. 러시아 당국은 올가을 징집 규모를 약 12만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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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짐 이브라힘 미 육군전쟁대학 전략연구소 연구교수는 "지금까지 병력 모집은 중산층을 전쟁의 영향에서 차단하기 위해 노동계층 농가와 소수민족에 한정돼 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부유한 도시 인구에서 병력을 모집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최종 공세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