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남 화순군 동복댐 ‘증고(기존 댐 높이기)’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댐 뒤편에 15m 높이의 댐 본체를 새로 짓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내년부터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에는 도시가스 배관 설계를 원천 배제하고 히트펌프를 활용한 100% 전기 난방·취사 체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 기후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하루 60만t 규모의 용수 확보를 위해 기존 동복댐을 증고하는 대신 댐을 새로 짓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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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부는 기존 동복댐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안전성 검토 결과 증고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복댐이 자갈과 흙으로 축조된 사상댐이어서 콘크리트를 덧대 높이는 방식은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기존 동복댐 뒤편에 기존 댐보다 약 15m 높은 댐 본체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댐으로 추진했다가 정권 교체 후 백지화한 동복천댐 신설안과는 다른 방식이다. 당시 동복천댐은 동복댐과 주암댐 사이 동복천 유역에 총저수용량 3100만㎥ 규모의 용수전용댐을 짓는 사업이었지만, 경제성 없음 등을 이유로 철회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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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기존 동복댐 뒤편에 15m가량 더 높은 신규 댐을 추가로 짓는 방식으로 최종 방향을 정했다”며 “영산강·섬진강 수계 연계와 광주시 생활하수 재처리 등을 병행하면 호남 반도체 4개 팹(공장)의 가동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는 4대강 16개 보 처리방안에 대해서는 "이달(10월) 중 관련 연구용역이 마무리된다"며 "수계별로 순차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장기간 개방돼 생태 변화 데이터가 축적된 금강과 달리, 낙동강·영산강·한강 등은 완전 개방 후 생태계 변화를 더 면밀히 봐야 한다"며 단계적 발표 방침을 명확히 했다.
건물 분야의 탈탄소 정책도 속도를 낸다. 김 장관은 "내년에는 도시가스 배관이 아예 들어가지 않는 신축 아파트를 짓도록 유도해 건축물 분야 탈탄소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스보일러 대신 공기열·지열 히트펌프를 난방과 온수 공급의 기본 설비로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관련해선 '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가칭 일반용 C)'를 신설한다. 데이터센터 업계의 산업용 요금 편입 요구에 선을 긋고, 일반 가정이나 제조업체에 비용 부담이 전가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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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AI 데이터센터를 산업용으로 전환하지 않고, 데이터센터 특성을 반영한 '일반용 C' 요금을 별도로 설계하고 있다"며 "전력 원가 이하로 공급해 한국전력의 적자가 가중되거나 일반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전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장관은 전날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대미(對美)투자 프로젝트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대미투자 프로젝트는 텍사스 가스발전소 투자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투자 등으로 가스 사업이 주를 이루는데, 김 장관은 탈탄소를 이유로 국내 가스발전 확대를 지양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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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대미투자는 기후부 소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 현지에서는 기후 문제를 꺼내기조차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을 알고 있고 개인 장관으로서의 양심 문제는 있지만, 약속된 투자는 기후 관점이 아닌 상업적 잣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대전환을 변함없이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현지 원전(AP1000 6기·한국형 APR1400 2기) 건설 참여에 따른 국내 사업 차질 우려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김 장관은 "미국 원전 수주 역시 산업통상부 소관"이라면서도 "미국과 우리의 여건이 워낙 달라 정해진 총비용 안에서 완공할 수 있을지는 현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한국은 원전 건설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어 인력 수급이나 국내 원전 건설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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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