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670.46

  • 133.44
  • 1.96%
코스닥

893.74

  • 4.69
  • 0.52%
1/4

‘검색’ 네이버와 ‘금융’ 토스는 왜 지금 충돌하나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검색’ 네이버와 ‘금융’ 토스는 왜 지금 충돌하나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참석한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직접 얼굴결제를 했다던데요. 홍보 효과가 상당했겠습니다.”

    ADVERTISEMENT


    “그런데 그 매장, 원래 토스 단말기가 설치돼 있던 곳입니다. 회동을 앞두고 네이버 단말기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최근 네이버와 토스의 오프라인 결제 경쟁을 두고 업계에서 오가는 이야기다. 토스는 이후에도 해당 매장에 단말기를 다시 교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 단말기 보급에 사활을 걸고 오프라인 시장을 넓혀가는 토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ADVERTISEMENT


    단말기 시장에서 두 회사가 맞붙는 모습은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가 그 장면을 보여준다. 당시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뱅크샐러드 등 주요 핀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앞세운 가운데 토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부스 전면에 나란히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를 배치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토스 프론트’를 직접 소개했고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도 ‘커넥트’를 설명했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만의 경쟁도 아니다. 올해 들어 두 회사는 검색과 광고, 매장 데이터 영역에서도 잇따라 충돌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토스 이용자가 광고를 누른 뒤 네이버에서 특정 매장을 검색하면 소액의 포인트를 받는 ‘출석체크 미션’ 이벤트를 문제 삼았다. 이 같은 방식이 네이버 검색 결과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어뷰징’에 해당한다고 보고 토스 운영사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지난 9월에는 토스의 자회사 토스플레이스가 역공에 나섰다. 네이버가 매장 포스(POS) 데이터를 검색·지도 노출과 연결하는 ‘플레이스 플러스’에서 토스포스만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온라인 검색·지도의 강자인 네이버와 금융·결제에서 출발한 토스는 왜 곳곳에서 충돌하기 시작한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결제 단말기 시장 경쟁 및 보상형 광고와 포스 데이터 연동을 둘러싼 갈등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소비자의 일상에서 더 많은 접점을 확보하려는 두 플랫폼의 주도권 싸움이 자리하고 있다.



    ◆네이버가 노리는 마지막 접점


    ADVERTISEMENT


    네이버가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결제 사업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네이버가 강점을 가져온 곳은 소비자가 돈을 쓰기 전 단계였다. 어디를 갈지 검색하고, 장소를 비교하고, 예약하는 과정에 네이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제 네이버가 가져가려는 것은 그다음 장면이다. 검색으로 찾은 장소에서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순간까지 네이버의 영역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ADVERTISEMENT


    이 변화의 중심에 AI가 있다. 네이버가 최근 힘을 싣고 있는 AI 에이전트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장소를 찾고 예약하는 과정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9월 공개한 ‘플레이스 에이전트’는 이런 전략이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용자가 ‘비 오는 날 혼자 책 읽기 좋은 조용한 카페’, ‘성묘 다녀오는 길에 들르기 좋은 용인 한식당, 주차 넉넉한 곳’처럼 상황과 조건을 함께 입력하면 AI가 장소를 추려준다. 네이버 예약을 이용하는 매장이라면 날짜와 시간, 인원까지 받아 예약으로 연결할 수 있다.

    문제는 예약 이후의 단절이다. 이용자가 네이버에서 장소를 찾고 예약까지 했더라도 실제 결제는 토스 등 타사 단말기에서 이뤄질 수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용자가 매장에 가서 얼마를 썼는지, 어떤 메뉴를 주문했는지, 단골이 됐는지 알 길이 없어 데이터가 파편화되는 것이다.

    네이버가 ‘Npay 커넥트’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말기는 수금 기계가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지갑을 여는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접점이다.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하나로 묶는 순간 네이버의 비즈니스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화한다.

    우선 AI 에이전트의 맞춤형 추천이 무서울 정도로 정교해진다. 축적된 결제 패턴을 학습한 네이버 AI는 이용자의 취향과 소비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 개인에 맞춘 장소 추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광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생긴다. 기존에는 클릭 수까지만 측정할 수 있었지만 단말기를 연동하면 ‘네이버 광고를 보고 매장에 방문해 실제로 결제까지 이어진 금액’을 소상공인에게 숫자로 정확히 증명할 수 있다. 마케팅 효과가 눈으로 확인돼 사업자들은 네이버의 플랫폼 생태계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네이버가 확보하려는 것은 단말기 자체가 아니다. 온라인 검색으로 시작한 소비자의 일상적 결심이 오프라인의 최종 소비로 완성하는 전 과정을 네이버라는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연결하려는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검색·커머스·결제 인프라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실행형 AI’를 통해 수익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구상은 2분기 들어 한 단계 더 구체화했다. 네이버는 Npay 커넥트의 확대를 계기로 ‘사업자용 AI 플랫폼’ 사업에 본격 진출하고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해 새로운 수익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말기 시장에 토스가 목숨 거는 이유


    토스의 자회사 토스플레이스가 결제 단말기를 깔기 시작한 지 3년 반 만에 가맹점 50만 곳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1년간 30만 곳이 늘었다. 지난해 9월 20만 곳이던 가맹점이 올해 9월 50만 곳으로 불어났다.

    토스가 단말기 보급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결제 수수료 수익 때문이 아니다. 매장 카운터에 놓인 단말기가 소비자가 실제로 돈을 쓰는 오프라인 매장망과 금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빨아들이는 ‘핵심 기지’이기 때문이다. 토스는 이 강력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결제 이후의 단계를 넘어 소비자가 매장을 찾고 선택하는 첫 단계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5월 별도 앱으로 선보인 ‘토스 스팟’이 대표적이다. 토스는 연간 3억1000만 건에 달하는 자사 단말기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결제가 많이 일어난 매장을 앱 화면에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용자는 내 주변 인기 매장을 찾고 지역이나 거리·카테고리별로 가게를 고른 뒤 저장할 수 있다. 오프라인 단말기로 모은 결제 데이터를 거꾸로 ‘어디에서 먹고 마실지’를 찾는 탐색 단계에 활용하는 셈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테이블링 등 외부 서비스와 손잡고 예약과 원격 줄서기 기능까지 시험 중이다.

    이 서비스의 최대 강점은 대행사 광고나 가짜 리뷰로 오염돼 피로감을 주는 기존 맛집 검색 시장에서 ‘조작하기 어려운 실제 카드 결제 데이터’를 무기로 내세운다는 점이다. “지난주 이 동네에서 20대 여성이 실제로 가장 많이 돈을 쓴 가게”처럼 생생한 소비 기록에 기반한 순위는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다른 플랫폼과 연결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지난 8월 토스플레이스는 지역 생활 플랫폼 당근과 손잡고 토스 포스에 당근 비즈프로필을 연동하기로 했다. 당근에서 들어온 지역 주민들의 예약·포장 주문을 토스 포스에서 처리하고 매장 단말기(토스 프론트)에서는 당근페이 결제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토스가 확보한 매장망을 외부의 하이퍼로컬(지역 밀착) 서비스와 연결해 생태계를 굳히는 시도다.

    네이버가 ‘검색한 사람이 오프라인 어디에서 돈을 쓰는가’까지 연결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소비 동선을 묶으려 한다면, 토스는 ‘오프라인에서 돈을 쓰는 사람이 온라인에서 어디를 찾고 무엇을 하는가’를 잡으려 한다.

    단말기로 확보한 50만 개 매장을 소비자가 발견하고 예약하고 다시 결제하는 과정으로 연결해, 송금이나 결제할 때만 찾는 금융 앱에서 약속을 잡고 먹고 놀 때도 찾는 ‘일상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이는 “금융을 넘어선 일상으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나아가겠다”며 종합 금융 앱을 넘어 ‘일상의 슈퍼앱’을 선언한 이승건 토스 대표의 비전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