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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세금까지 내가?"…집 살 때 수억원 더 떠안는 이유 [이슬기의 새집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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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세금까지 내가?"…집 살 때 수억원 더 떠안는 이유 [이슬기의 새집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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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건축 단지에서 재초환 부담금이 거래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강남권에서 재건축을 마친 단지의 집값이 크게 뛰면서 부담금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담금이 매도인이 아니라 매수자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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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46곳으로, 총 예상 부담금 합계는 2조1690억원에 달합니다.

    당장 부담금 부과가 닥친 단지들은 반포현대(반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신성빌라(방배 센트레빌 인더포레), 신반포18차(오티에르 신반포), 신반포21차(오티에르 반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등이 꼽힙니다. 서초구는 곧 이들 단지에 순차적으로 부담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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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금 규모가 가장 큰 단지로는 반포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으로, 예상 부담금이 5149억4844만원에 달합니다. 예상 부담금을 조합원 수로 나누면 1인당 평균 3억2000만원 수준입니다. 다만, 실제 부담금은 단지에 부과한 뒤 조합이 다시 조합원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보유 기간에 따라 분담하게 될 부담금이 달라집니다.

    문제는 재초환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이라는 점에서 발생합니다. 집주인들로서는 아직 손에 떨어지지 않은 이익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실제 거래 현장에서는 부담금을 매도인이 아니라 매수인이 부담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래미안 트리니원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 7월 약 50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이후 한 달 뒤인 8월에는 57억원으로, 한 달 만에 매매가가 약 7억원 상승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거래에 '재초환 부담금'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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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입주하지 않은 단지에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내년 11월 입주를 준비하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매물 소개란에는 '재초환 포함'이라는 설명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단지 전용 72㎡의 거래가를 살펴보면, 재초환을 포함한 가격대 매물은 70억~85억원에, 재초환을 제외한 가격대 매물은 53억~60억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재초환 부담금 포함 여부에 따라 10억원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실제 거래는 특약에 '재초환 부담금은 매수인(또는 매도인)이 부담한다'는 식의 문구를 넣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매도자들은 현재 예상되는 1인당 예상 부담금보다 더 큰 금액을 매수자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향후 집값 상승분까지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재초환 부담금 도입 취지와 달리 재초환 부담금이 재건축 단지들의 집값 급등으로 직결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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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 "재초환 부담금은 매도자 입장에서는 호가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매수자 입장에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요구할 수 있다"며 "재초환 부담금이 실제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거래를 결정하기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금 문제도 복잡해집니다. 재초환 부담금의 주체가 누구인지, 또 부담금의 성격을 '매입 가격'의 일부로 볼지에 따라 향후 부과되는 세금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세무사)은 "매수자가 재초환 부담금을 대납하는 특약을 맺을 경우, 사실상 해당 금액만큼 주택 매입 가격이 올라간 것으로 간주해 매도자의 양도소득세 과세표준이 커지게 된다"며 "예컨대 2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3억원의 부담금을 매수자가 대신 내기로 했다면, 국세청은 이를 23억원의 거래로 보고 매도자에게 양도세를 매기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른바 '손피(손에 쥐는 프리미엄) 거래'처럼 양도세를 대납할 때 과세표준이 계속 올라가는 '순환거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재초환 부담금은 세금이 아닌 확정된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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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우 위원은 거래 시 작성하는 '특약 문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부담금 대납액을 매매대금의 일부로 봐 양도세를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주택 양도와 무관하게 매도자가 얻은 별개의 이득(기타소득)으로 볼 것인지 특약 내용에 따라 세금의 유불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아직 과거 과세 사례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만큼, 향후 과세 관청에서도 개별 계약서의 사실관계를 따져 건별로 세금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재초환은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현실화하지 않은 세금입니다. 2006년 도입 이후 실제 부담금이 부과된 사업지는 총 5곳이지만, 그 금액은 조합원 1인당 수십만~수백만원에 그쳤습니다. 조합들은 부담금이 확정되기 전까지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은 재초환 부담금 산정 과정의 요소인 '정상 주택 가격 상승분'을 현행 주택가격 동향조사가 아닌 '실거래가격지수'로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회에선 '재초환 폐지' 또는 '유예'를 주장하는 법안이 여럿 발의됐습니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관련 법안은 김은혜·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과 조정식 국회의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3건입니다. 하지만 여야 입장 차이가 뚜렷해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당장 법이 개정되거나 제도가 폐지되지 않는 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부담금 떠넘기기'와 세금을 둘러싼 매도·매수자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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