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가 부담하는 교육세의 과세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이 증시에서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기 위해 이익과 손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매매 거래를 수행하는데도 이를 합산해 순이익으로 계산하는 손익통산 방식이 적용되지 않아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민의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현행 과세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결국 암묵적 거래 비용이 늘어나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올해 세제 개편안에서도 이를 제외하면서 의원 입법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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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8일 교육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증권사 유동성 공급자(LP)·시장조성자(MM)의 매매 거래에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교육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동안 유가증권 매매 수입의 손익통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LP·MM에 집중한 '핀셋 법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가 부담하는 교육세는 이자·배당금·수수료·보증료·유가증권 매매익 등을 포함한 수익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행법에서는 증권사의 유가증권 매매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을 교육세 과세표준에 포함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과 시장 조성 목적의 LP·MM의 매매 거래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여기에 올해부터 과세표준 1조원 초과분에 적용되는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로 상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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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하지 않고 매매익에 대해서만 교육세를 부과하는 과세 방식이다. LP·MM은 유가증권 매매에 따른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헤지(위험 회피) 거래를 병행한다. 개별 거래에서 이익이 발생해도 헤지 거래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실제 이익보다 과도하게 교육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상훈 의원은 "금융투자업자의 실질적 경제적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과세 체계를 마련하고, 자본시장의 유동성 공급과 가격 발견 기능이 과도한 세부담으로 인해 위축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증권사 교육세를 둘러싼 불합리한 과세 구조는 해묵은 논란이다. 정부가 세수 감소를 우려해 이를 방치한 사이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해당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분기 국내 ETF 거래대금은 총 1049조2640억원으로 전년 동기(230조290억원)보다 4.5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돼 거래가 집중된 올 2분기를 제외하고도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그만큼 증권사의 유동성 공급과 시장 조성에 따른 교육세 부담도 커진 셈이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적 기준으로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개사가 올해 부담해야 하는 교육세(세율 1%)는 4949억원으로 전년보다 639%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외환·파생상품 거래와의 과세 형평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외환과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손익통산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가 주식·채권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고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과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매매로 인해 관련 손익이 발생한다"며 "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손익통산 효과가 없는 대출자산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유가증권을 제외한 외환과 파생상품 범위까지만 손익통산이 인정되는 것은 금융 업종 간 과세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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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세 구조가 지속되면 결국 투자자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동성 공급과 시장 조성에 소요되는 비용이 교육세 등으로 인해 늘어나면 동일한 호가를 유지했을 때 예상되는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LP·MM이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매수·매도 호가 폭을 넓히거나 수량을 줄이는 등 호가 제출이 보수적으로 이뤄지면 호가 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투자자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하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하는 등 암묵적 거래 비용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P가 손실을 보면서까지 호가를 제출할 수 없으니 교육세가 과도하게 부과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육세 부담이 일정 부분 호가 스프레드에 녹아서 기존보다 조금이라도 더 벌어지면 투자자로서는 같은 상품도 더 비싸게 사고 더 싸게 파는 등 암묵적 비용을 부담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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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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