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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 1200억달러 '초유의 기록'…'반도체·AI' 수퍼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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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 1200억달러 '초유의 기록'…'반도체·AI' 수퍼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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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수출이 월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1200억 달러 시대를 열며 거침없는 신기록 행진을 나타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산에 따른 정보기술(IT) 산업의 대호황이 수출 실적을 강력하게 견인하면서 작년 전체 수출액을 3분기 만에 뛰어넘었다. 정부의 잠정 목표인 연말까지 '수출액 1조 달러' 달성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3.5% 급증한 1209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월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 6월(1020억 달러) 수치를 크게 뛰어넘은 역대 1위 실적이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은 8145억 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연간 전체 수출액(7093억 달러)을 조기에 초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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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액 1209억 달러라는 숫자 자체가 놀랍다는 평이 나온다. 한국 수출은 그야말로 전례 없는 ‘퀀텀점프(대도약)’를 거듭하고 있다. 1월 658억 달러로 출발한 수출은 3월 700억 달러 고지를 건너뛰고 단숨에 861억 달러에 안착했다. 이어 6월엔 900억 달러를 넘어 1022억 달러를 기록하더니, 이번 9월엔 1100억 달러 선마저 건너뛰고 초유의 1200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올들어 월평균 600억 달러를 수출하는 일본 수출액의 두 배이자, 세계 최고 제조·수출 강국인 독일(월 1500억 달러대)을 뒤쫓는 수준이다. 1~9월 누적 수출액은 8145억 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전체 실적(7093억 달러)을 불과 9개월 만에 가뿐히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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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역시 사상 처음으로 50억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9월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4.9% 증가한 56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만 600억달러 수출
    전대미문의 성과를 이끈 최전선에는 '반도체'가 자리하고 있다. 9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2.8% 폭증한 603억 달러로, 단일 품목 사상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쏟아지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결과다. 주력 수출품인 DDR5(16Gb) 고정가격은 5월 37.5달러에서 9월 48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올랐고, 낸드(128Gb) 역시 같은 기간 26.5달러에서 30.6달러로 뛰었다. 세부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358.6% 급증한 540억 7000만 달러, 시스템 반도체는 28.8% 늘어난 55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AI 투자 사이클의 여파는 IT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도미노 호황'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컴퓨터' 수출은 에이전틱 AI 확산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435.3% 폭등한 70억 달러를 타타냈다. 특히 AI 서버향 기업용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액은 무려 532.0% 폭등한 67억 7000만 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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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선통신기기 수출 역시 삼성 갤럭시 폴드8 시리즈, 애플 아이폰 18 등 주요 업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맞물리며 전년 대비 23.4% 증가한 21억 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수출은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단가 인하 압박과 일부 신제품 출시 연기 등의 악재로 9.5% 감소한 15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가전제품 수출 또한 미국 주택 거래 둔화에 따른 대형 가전 수요 감소로 13.2% 줄어든 6억 달러에 머무르는 모양새다.
    중국, 미국 수출도 세자리 폭증
    지역별로도 첨단산업 수요가 집중된 주요국에서 진기록이 쏟아졌다. 대(對)중국 수출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위주로 122.7%(전년동기 대비) 급증하며 260억 1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대미(對美) 수출은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 등이 고르게 선전하며 137.0% 증가한 243억 3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아세안 수출 또한 92.6% 증가한 212억 9000만 달러로 사상 첫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수출 총액은 급증했지만, 내실을 뜯어보면 불안 요소도 있다. 석유제품(72억 2000만 달러, 72.0% 증가)과 석유화학(39억 5000만 달러, 5.1% 증가)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격화로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 전년비 62.4% 증가)가 대폭 상승함에 따라 수출 금액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그러나 휘발유·경유 등 주요 품목의 실제 수출 물량은 석유제품 6.9%, 석유화학 19.1%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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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력인 자동차 수출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9월 자동차 수출은 60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했다. 추석 연휴 시점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도 컸지만, 내연기관차 수출이 13.9% 줄어들고 특히 중고차 수출액이 주요국 규제와 중동 전쟁 등의 여파로 56.8%나 급감한 4억 5000만 달러에 그친 타격이 컸다.

    전기차(1.1% 증가)와 하이브리드차(8.8% 증가)가 선방했으나 전체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 역시 완성차 업체의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조업일수 감소 여파로 7.2% 감소한 17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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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기반 산업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선박 수출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인도 물량 증가에 힘입어 단가와 물량이 동반 상승하며 29.9% 늘어난 37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비철금속 수출은 AI 및 신재생에너지 수요처 성장과 가격 상승으로 역대 9월 중 최대치인 17억 4000만 달러(33.6% 증가)를 달성했다.

    반면 일반기계 수출은 미국 제조업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동 운임비 상승과 조업일수 부족으로 3.2% 감소한 40억 7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소비재 부문에서는 화장품이 31.4% 급증한 15억 1000만 달러를 수출하며 미국과 유럽 등 전 지역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농수산식품 수출(11억 1000만 달러)은 선방했으나 조업일수 영향으로 4.7% 소폭 감소했고, 바이오헬스(15억 5000만 달러, 8.6% 감소)와 섬유(8억 8000만 달러, 6.8% 감소)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1~9월 누적 무역수지는 2525억 달러 흑자로, 기존 역대 최대치(2017년 952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기대되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은 여전히 우리 수출에 큰 변수"라고 지적하면서 "대외 변수가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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