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월 4900원짜리 ‘통합 멤버십’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부터 카카오페이, 멜론, 이모티콘, 증권·보험까지 그동안 흩어져 있던 서비스를 하나의 구독 상품으로 묶었다. 카카오톡 이용자를 쇼핑과 결제, 콘텐츠 등 카카오 생태계 안에 더 오래 붙잡아두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자사 ‘카카오멤버십’의 가격을 월 4900원으로 정하고 소규모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가입을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선물하기·톡딜 결제액의 0.5~5%를 쇼핑포인트로 적립하고 카카오페이머니를 쓰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제에서도 추가 적립 혜택을 준다. 이모티콘 플러스와 톡클라우드 130GB 가운데 하나를 매달 선택해 이용할 수도 있다. 첫 가입자에게는 4900원 상당의 국내 주식과 총 6000원 상당의 멜론 캐시도 준다. 만 19세 미만 회원에게는 국내 주식 대신 올리브영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ADVERTISEMENT
카카오는 국내 플랫폼 업계의 멤버십 경쟁에서는 상당한 후발주자다. 쿠팡은 2019년 와우 멤버십을 시작했고, 네이버는 2020년 6월 월 4900원짜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했다. SK텔레콤은 2021년 쇼핑과 콘텐츠 등을 묶은 ‘T우주’를 선보였다. 배달의민족도 2024년 배달 멤버십 ‘배민클럽’을 유료화했다.
유료 멤버십은 구독료 자체보다 이용자의 소비를 한 플랫폼에 묶어두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게 플랫폼 업계의 설명이다. 이용자는 이미 돈을 낸 만큼 해당 플랫폼에서 쇼핑하거나 콘텐츠를 소비할 유인이 커져서다.
ADVERTISEMENT
카카오톡에는 이미 선물하기와 톡딜이라는 커머스가 있고 카카오페이 결제가 붙어 있다. 여기에 멜론·카카오페이지 같은 콘텐츠와 카카오페이증권·손해보험까지 보유했다. 문제는 각각의 서비스가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하나의 소비 흐름으로 엮는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점이다.
새로 출시하는 멤버십은 이 서비스들을 연결할 수 있다. 선물하기에서 적립한 혜택 때문에 다시 쇼핑하고, 카카오페이를 쓰기 위해 오프라인에서도 결제하고, 콘텐츠 혜택 때문에 카카오 서비스에 머무는 식이다. 카카오 입장에선 이용자 체류시간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구매와 결제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카카오가 이처럼 새 수익모델을 서두르는 배경엔 주가에 대한 부담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회복세가 뚜렷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간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이익 732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각각 66%, 36% 증가했다.
하지만 주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월2일 3만5250원이던 카카오 주가는 9월30일 3만3600원으로 약 4.7% 하락했다. 8월31일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약 8% 빠졌다.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 6만9700원보다 50% 이상 낮고 52주 최저가 3만2250원과도 멀지 않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주들이 체감하는 기업가치 회복은 더딘 셈이다.
ADVERTISEMENT
시장의 시선은 특히 ‘다음 성장동력이 무엇이냐’에 쏠려 있다. 지난 7월에는 AI 서비스의 구체적인 수익모델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증권사가 카카오 목표주가를 낮췄다. KB증권은 당시 “AI 사업 성과 입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목표주가를 5만7000원으로 17% 하향했고, LS증권도 AI 수익화 지연을 지적하며 목표주가를 낮춘바 있다.
카카오 김민규 성과리더는 “카카오멤버십은 구독부터 쇼핑, 콘텐츠, 실속 혜택까지 이용자들의 다양한 일상에 필요한 혜택을 한데 모았다”면서 “향후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 혜택을 확대하고, 카카오멤버십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희소성 높은 가치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