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라면에 이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소스 사업이 올해 상반기에만 5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의미 있는 성장세를 확인했다. 연매출 1000억원 달성 여부와 함께 특히 소스 사업의 기업간 거래(B2B) 비중을 키워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삼양식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스·조미소재 부문 매출은 533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687억4800만원의 77.6%에 해당한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매출을 올린다고 단순 가정하면 연간 매출은 1067억원 규모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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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2023년 불닭소스를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소스·조미소재 매출은 2024년 405억9300만원에서 지난해 687억4800만원으로 6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면·스낵 매출 증가율은 36%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24년 연간 매출을 이미 넘어섰다.
다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올해 상반기 삼양식품의 연결 매출은 1조4847억원으로 이 가운데 소스·조미소재 비중은 3.6%다. 면·스낵은 1조3449억원으로 90.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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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이 소스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단순히 매출 규모보다는 불닭 브랜드를 다른 식품군으로 확장하는 데 포인트가 있다. 불닭볶음면의 액상스프에서 출발한 맛을 별도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라면 한 봉지를 소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음식에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로 사용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이 공시한 소스·조미소재 주요 제품에도 가정용 용기소스뿐 아니라 벌크소스와 소재원료가 포함돼 있다.

내수 받치고 수출 2배로…성장분 89% 해외서
최근 성장세는 해외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소스·조미소재 수출은 367억36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496억4300만원의 74.0%에 달했다. 국내 매출은 166억4500만원으로 전체 소스·조미소재 매출의 31.2%를 차지했다.지난해 성장세를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수출의 영향이 더욱 뚜렷하다. 소스·조미소재 수출은 2024년 245억9900만원에서 지난해 496억4300만원으로 101.8% 늘었다. 같은 기간 내수 매출은 159억9400만원에서 191억500만원으로 19.5% 증가했다. 전체 소스·조미소재 매출 증가액 281억5500만원 가운데 약 89%에 해당하는 250억4400만원이 수출 증가에서 발생했다.
면 사업과 비교하면 소스는 내수와 수출을 함께 가져가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면·스낵 매출 1조3449억원 가운데 수출은 1조1832억원으로 88.0%에 달한다. 소스·조미소재의 수출 비중은 68.8%다. 라면이 해외에서 압도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스는 국내 수요를 유지하면서 해외 매출을 빠르게 늘리는 모습이다.
소스 판매경로 56%가 B2B
특히 소스 사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B2B 비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스·조미소재사업부의 판매경로별 매출 비중은 B2B가 56.1%로 B2C(43.9%)보다 크다.ADVERTISEMENT
삼양식품은 특약점과 할인점, 편의점, 온라인뿐 아니라 B2B를 별도 판매경로로 두고 영업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최근 외식업체와 불닭소스를 활용한 메뉴 협업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아워홈의 뷔페 브랜드 '테이크'는 지난 5월 서울 종로에 1호점을 열면서 불닭을 활용한 협업 메뉴를 선보였다. 투썸플레이스도 '불닭 치즈 멜트 파니니'에 이어 '불닭 콘치즈 파니니', '불닭 치킨 바게트 샌드위치' 등으로 협업 제품을 늘렸다.
해외에서도 중국 만두 프랜차이즈 위앤지윈자오, 말레이시아 KFC, 일본 맘스터치, 미국 중식 레스토랑 판다익스프레스 등과 불닭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였다. B2B가 이미 소스·조미소재 판매경로의 절반을 넘어선 만큼 외식업체와의 거래는 단순한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별도의 판매 채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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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망 확대와 함께 생산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삼양식품은 기존 원주공장에 더해 지난해부터 밀양공장에서 소스·조미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원주공장은 면·스낵과 소스·조미소재를 함께 생산하고, 밀양공장은 면과 소스를 생산해 해외 수출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한다.
올해 상반기 소스·조미소재 생산실적은 원주공장 2312t, 밀양공장 2053t 등 총 4365t이다. 특히 밀양공장의 상반기 생산량은 지난해 연간 생산량 2302t의 89.2%에 달한다. 수출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밀양공장의 생산 비중도 커지고 있다.
'매출 1000억'보다 그다음이 '관건'
삼양식품 소스 사업의 다음 관전 포인트는 '성장 방식'이다. 현재까지는 불닭볶음면이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와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소스 판매를 늘리는 구조였다. 소스가 장기적인 사업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불닭볶음면 소비자를 병 소스로 옮기는 것을 넘어 외식업체와 식품업체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원료 수요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B2B 비중이 56.1%까지 올라왔다는 게 의미 있는 지표다.ADVERTISEMENT
라면으로 해외 시장을 넓힌 삼양식품이 불닭소스를 가정용 제품과 외식업체용 식재료를 아우르는 별도 사업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