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이 호전돼 나라 살림이 개선됐다는 것은 기쁜 소식이다. 하지만 이례적인 반도체 특수에 기댄 일시적인 세수 증가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전제하고 정부가 씀씀이부터 키워서는 곤란하다. 경기순환 업종인 반도체산업은 올해 예상치 못한 대규모 흑자를 낸 것처럼 언제든지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급격한 세수 감소 충격에도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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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초과 세수를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는 데 우선 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금 사용 대상인 미래 전략 분야의 범위가 불분명해 과도한 전용 우려가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양극화와 불평등 완화에 초과 세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초과 세수를 양극화 완화 마중물로 삼겠다”고 화답하면서 우려가 일부 현실화한 측면이 있다. 양극화 해소는 중요한 정책과제지만 세금을 최우선으로 투입할 분야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공돈’이라도 생긴 듯 벌써 ‘나눠먹기’ 움직임이 이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12개 시·도 지사는 그제 미래대응기금에서 지방교부세 감소분을 보전하고 기금 내 지방계정을 확대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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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국가 수입이 늘면 빚부터 줄여야 한다는 ‘원칙’이 희석돼선 곤란하다. 국가재정법은 예상보다 더 걷힌 조세수입으로 이미 발행한 국채를 우선 상환하도록 못 박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를 훌쩍 넘는 등 시장 불안까지 커진 만큼 보수적인 재정 운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민과 기업의 피땀이 담긴 세금을 함부로 탕진해서는 안 된다. 원칙에 입각한 세금 운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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